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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투자로 사고 못 막는 건설사…수천억 과징금이 바꿀까

  • 2025.08.13(수) 07:10

현대건설, 지난해 안전경영 2773억원 투자
안전 투자 늘어도 재해는 오히려 증가
매출 3% 과징금, 이익 고려했을 때 과도 목소리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다고 하는 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다. 목숨보다 돈을 더 귀하게 여기는 잘못된 풍토가 산업재해의 근본적 원인이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안전조치를 안 하는 것은 바보짓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손해가 되게 하겠다."
▷관련기사: 이 대통령 "위험 외주화, 책임 안 지고 이익 보려는 태도"(8월12일)

정부가 고강도의 중대재해 처벌을 예고하면서 건설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안전관리 소홀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업체에 연 매출 3%의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1년 이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건설안전특별법(건안법) 제정 논의가 대표적이다.

건설업계는 그간 안전투자 예산을 계속해서 늘렸으나 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항변한다. 처벌 강도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사고를 줄일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의 한 공사 현장/사진=서울시

안전경영 투자 더 했지만 사고 늘었다?

건설업계의 안전경영 투자를 살펴봤다. 현대건설이 지난달 발표한 2025 지속가능경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현장 재해 건수는 본사와 협력사를 포함해 총 628건이다. 이는 전년(462건) 대비 35.9% 증가한 숫자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안전경영에 2773억원을 투자했다. 전년(2399억원) 대비 15.6% 늘어난 액수다. 현대건설의 안전경영 투자는 매년 늘고 있다. 2021년에는 1349억원이었고 2022년에는 1658억원이었다.

현대건설의 안전경영 투자 액수가 매년 늘고 있으나 재해 건수도 동반 증가하고 있다. 2021년에는 286건, 2022년에는 344건이다. 

현대건설은 올해에는 2603억원의 안전보건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6.1% 감소한 액수다. 이는 현장 규모를 감안한 목표치라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DL이앤씨도 2021년 838억원이었던 안전경영 투자액을 지난해에는 983억원으로 늘렸다. 2023년에는 안전경영에 997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DL이앤씨의 근로손실재해율(LITR)은 2023년이 오히려 높았다. 그해 LITR은 1.72%로, 안전경영투자액이 822억원이었던 2022년(LITR 1.48%)보다 0.24%포인트 높았다. LITR은 근로시간 대비 발생하는 사고율을 뜻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안전경영 투자는 그해 현장 규모에 따라 달라지지만 매년 늘리려고는 한다"면서 "다만 안전 예산을 아무리 늘려도 사고를 완전히 방지할 수는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지난 5일 잇따른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사진=포스코이앤씨

매출 3% 과징금?…"건설사 이익률 고려해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건설사가 일으키는 중대재해에 강력한 처벌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에 첫 휴가 이후 업무에 복귀하면서 "모든 산재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르게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올해 들어 네 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를 두고 "건설 면허 취소와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보라"고도 했다.

이에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건설사의 1년 이하의 영업정지나 매출의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가능성도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다. 

해당 법안은 문진석 의원이 지난 6월27일 대표 발의했으며 시공자 등의 안전관리 의무로 △하도급 건설사업자에게 건설공사 위험요인 정보 제공 △안전관리조직 배치 △안전시설물 설치 △하수급 시공자의 공사기간, 비용 적정성 검토 등을 명시했다.

안전관리 소홀이라는 단서 조항이 달리긴 했으나 매출 대비 3%의 과징금은 과도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별도 기준 16조7301억원이다. 3%의 과징금 납부를 통보받을 경우 현대건설이 내야 할 돈은 5019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현대건설이 거둔 매출총이익인 3488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안전보건 투자 비용으로 1351억원을 썼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9조3973억원, 매출총이익은 5810억원이다. 중대재해가 발생해 매출의 3%를 과징금으로 냈을 때 2819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다. 대우건설의 수익성은 반토막이 나는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안전 예산을 늘리더라도 근로자의 행동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또 안전관리 소홀이라는 단서 조항을 놓고 소송에 나서고 하는 사이에 상장 회사는 주가가 하락하고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회사채 발행에 실패하는 등 재무적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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