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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제자리' 공시가 현실화율…새 로드맵 언제?

  • 2025.11.13(목) 18:21

국토부, 부동산 공시가격 정책 개선 공청회
현실화율 내년도 동결…시세 상승은 반영돼
전문가 "시장가치 측정 방법 확립·개선돼야"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 시세반영률(현실화율)을 내년에도 현행 수준과 동일한 69%로 동결한다. 새 중장기 로드맵을 내놓기 전까지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이 수용 가능한 연간 현실화율 조정 범위는 1.5% 수준이 적정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서울강남지사에서 열린 '부동산 가격공시 정책 개선을 위한 공청회'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준희 기자 kjun@

4년째 현실화율 '그대로'

박천규 국토연구원 주택·부동산연구본부장은 13일 서울 서초구 한국부동산원 서울강남지사에서 열린 '부동산 가격공시 정책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서 내년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을 현행 69%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안정적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는 점을 반영했다"며 "단 시세반영률이 동결되더라도 시장 변동은 산정 시 반영되므로 시세가 상승했다면 공시가격이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1989년 도입한 부동산 공시가격은 토지·주택에 대한 적정가격을 공시하는 제도다. 현재 조세, 복지, 보상 부담금 등 67개 행정 제도 기준으로 쓰이고 있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이 공시가격을 시세 수준으로 인상하기 위해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도입했다. 이 계획은 2030년까지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을 시세의 9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계획에 따르면 내년 시세반영률은 80.9%가 돼야 한다. 그러나 공시가격 상승 시 세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는 등 부작용이 있어 정부는 지난 2023년부터 시세반영률을 2020년 수준으로 하향, 매해 동결하고 있다. 내년까지 포함하면 4년째다.

4년 연속 시세반영률 동결 이유에 대해 정재원 국토교통부 부동산평가과장은 "공시가격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기까지 물리적인 시간 한계가 있었다"며 "그 (로드맵을 공개하기) 전까지는 (시세반영률을) 동결해서 일단 현재 상황을 유지하자는 게 기본적인 저희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국토연은 국민 수용성을 감안한 시뮬레이션 결과 공시가격 조정 속도는 연간 약 1.5% 이내가 적정하다고 분석했다. 박 본부장은 "지난해 공시가격에 1.5% 조정 속도를 적용한 결과 이의 신청률에 통계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또 연립·다세대 주택 등 아파트와 달리 거래 사례가 부족한 일부 부동산에 대해서는 시세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개선 방안을 연구해 2027년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 목표 부동산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자료=국토교통부 제공

"시장가치 정확히 산출해야"

이날 공청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부동산 시장 특성상 공시가격 산정에 쓰이는 '시세' 책정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조정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의 경우 1년 만에 10억원이 오른 가격에 거래되는데 그러면 이러한 한두 건 데이터에 찍히는 실거래 가격이 과연 시장 가치라고 판단할 수 있느냐"며 "여러 시장 증거 중 하나에 불과한 실거래 가격을 어떻게 판단하고 활용할 것인지 디테일한 부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수연 제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초 20억원이었던 아파트가 6개월 사이 30억원이 됐다면 이 아파트의 마켓밸류(시장 가치)는 30억원인가, 20억원인가 아니면 25억원인가"라고 물으며 "이러한 경우 미국에서는 잘 훈련된 감정평가사들을 과세국에 고용해 다양한 계산법을 활용해 마켓밸류를 도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가 들어가면 정확하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며 "공시가격 산정에 쓰이는 마켓밸류를 정확히 산출하기 위해 정부가 예산을 확보·투자해 검증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 정부가 마련할 공시가격 중장기 로드맵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와 의견 수렴이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광채 한양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가격의 경우 적용 범위가 넓고 적용 시차 문제도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현실화율을 몇 퍼센트로 해야 한다고 설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며 "다만 개인적으로는 공시가격의 영향력 등을 생각하면 일정 수준 하향 조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미숙 연합뉴스 부동산부장은 "내년 이후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시장 가격이나 공시가격 정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적정 수준의 현실화율을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시가격이 다양한 행정 목적으로 활용되는 만큼 보유세 강화 등 조세제도 측면 대신 공적 기반으로 쓰일 수 있도록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재원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은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보유세 강화와 연결시키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공적인 가격은 흔들지 않고 안정적으로 가되, 행정 목적에 따라 변형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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