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세금과 크레딧]⑤ 500억 날린 코오롱글로벌

  • 2014.03.12(수) 09:58

年손실 233억→818억…세무조사 추징 여파
부채비율 500%대…회사채 원리금 상환 위기

건설사업 부진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코오롱글로벌이 최근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초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난 후 500억원에 육박하는 세금을 추징 당하면서 손실이 커졌고,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익으로 차입금 원금은 커녕 이자조차 갚을 수 없는 상황이 4년 넘게 지속되면서 채무상환능력에 빨간 불이 켜졌다. 신용평가사들은 코오롱글로벌의 재무 상황이 극적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언제든지 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손실 키운 세무조사

 

지난해 시공능력 20위로 '하늘채' 아파트를 만드는  코오롱글로벌은 건설경기 침체의 덫에 걸려 손실이 점점 불어나고 있다. 2012년 233억원의 순손실을 낸 이후, 지난해에는 818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커졌다. 같은 기간 4조원이 넘었던 매출도 3조원으로 줄었다.

 

세무조사로 인한 세금 추징액이 손실 규모를 더 키웠다. 지난해 초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476억원의 세금을 추징 당했는데, 이 때문에 상반기까지 이어가던 흑자 행진을 멈췄다. 추징된 세금은 2012년 영업현금창출력(EBITDA) 46억원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벌어들인 수익으로 세금을 내는 데만 꼬박 10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갚아야 할 차입금이 1조원에 달하는데,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이자를 내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2009년까지 EBITDA대비 금융비용은 1.1배로 그럭저럭 이자는 감당할 수 있었지만, 2010년 0.1배에 이어 지난해 9월에도 0.8배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도 520%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만약 별도 기준으로 반기 또는 결산 부채비율이 500%를 넘으면 이미 발행한 회사채 1250억원은 기한이익을 상실한다.

 

이로 인해 채권자들이 원리금 상환 요구를 하게 되면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469%였다.

 

◇ 이자도 버겁다…전망은 '부정적'

 

재무구조가 마지노선을 향해 가면서 채무상환능력을 좌우하는 신용등급에도 변화의 조짐이 밀려왔다. 2007년 이후 한번도 바뀌지 않았던 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말 코오롱글로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기존 BBB등급은 유지했지만, 단기간 내에 강등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수익성을 개선하거나, 차입금을 줄여서 이자부터 제대로 낼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영업이익 대비 금융비용이 1배를 충족할 수 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신용등급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NICE신용평가는 "건설 금융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기존 차입금의 차환과 코오롱그룹의 재무적 지원 여부 등을 반영할 계획"이라며 "부진한 원리금 상환능력이 개선되지 않으면 등급 하향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