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옛말이 있다. 서울에 모든 것이 집중돼 있고 또 그에 따라 모든 것이 더욱 더 서울로 집중되는 현상이 대입되는 말인데, 국세청이 2일 공개한 2017 국세통계에서도 이런 서울 집중 현상이 확인됐다. 사람도 기업도 돈도 서울로 향했다.
우선 개인을 기준으로 보면 국내에서 새롭게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창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 신규로 창업한 창업자 122만6000명 중 과반이 넘는 65만명(53%)이 서울과 경기도, 인천에서 창업했다. 경기도는 33만명, 서울은 25만명이나 됐다.
특히 신규 창업자 중 55.4%가 세대주나 가장 역할을 하는 40대와 50대로 나타나 인구의 집중도 직간접적으로 확인됐다.
기업의 서울 집중도는 더욱 심했다. 지난해 수입금액(매출) 1000억원이 넘는 대기업 3502곳 중 66.4%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만 1542곳(44%)이 집중됐다. 또 매출 5000억원이 넘는 초대기업은 전국(754곳)의 57%(430곳)가 서울에 집중적으로 분포했다.
국제적으로는 미국쪽에 쏠리는 현상이 확인됐다. 국세청에 신고된 국내 자산가들의 해외금융계좌는 올해 5조643억원에 달했는데 이 중 가장 많은 31.6%(1조6021억원)가 미국에서 보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다음으로는 싱가포르(1조3358억원), 홍콩(8151억원)의 순이었다. 해외계좌에 10억원이 넘는 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법인 중에서도 구글이나 애플과 같이 본사를 미국에 둔 법인이 가장 많았다. 2016년 기준 국내 지점이 있는 외국법인 1880곳 중 420곳(22.3%)이 미국법인으로 국가별 비중에서 가장 높았다. 미국 다음으로는 일본(395곳), 홍콩(172곳), 싱가포르(165곳)가 뒤를 이었다.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해서 설립한 외투법인은 일본과 미국의 순이었다. 2016년 외투법인 8513곳 중 일본인 투자법인이 2197개로 가장 많았고, 미국인 투자법인이 1535곳으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