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때문에 창업을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주위를 보면 너도나도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실제로 창업 전선에 뛰어든 청년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취업이 워낙 어렵다보니 대안으로 창업을 고민하지만 막상 판을 벌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죠.
▲ 그래픽 : 변혜준 기자/jjun009@ |
국세청이 사업자등록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6년 한해 동안 창업한 청년(만15세~34세)은 22만6000명 정도입니다. 이는 전체 청년 인구 1340만7000명의 1.7%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취업을 해 직장생활을 하거나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입니다. 또 일도 공부도 하지 않는 이른바 니트족도 상당부분을 차지하죠. 최근 한 민간 청소년정책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니트족 규모는 지난해 기준 69만9000명에 달합니다. 창업 청년의 3배 규모죠.
창업이라는 도전을 선택한 청년들의 도전 정신을 높이 사야겠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창업이 성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11년에 창업한 청년이 5년 뒤인 2016년까지 폐업하지 않고 살아남은 '사업지속률'은 23.5%에 그쳤습니다. 대략 창업한 청년 4명 중 1명만 살아남았다는 결론이죠.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IMF 때 보다 힘들었다는 2010년대에 이 정도 생존률을 기록한 것도 대단한 겁니다. 전체 자영업자들의 생존률은 20% 정도로 청년 창업자들의 생존률보다 더 낮거든요.
청년 창업자들의 사업지속률을 업종별로 구분해서 보면 장수 비결도 엿볼 수 있습니다. 국세청 통계 중 5년간 사업지속률이 높은 상위 5개 업종을 보면 특정 기술 및 자격증이 있어야만 하는 업종이 상위에 분포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업지속률 1위는 자동차전문수리업으로 사업지속률이 평균의 갑절보다 높은 55.6%를 기록했고요. 2위는 54.5%인 주형·금형제조업, 3위는 51.3%인 안경소매업이 차지했습니다.
그밖에도 일반 국외여행사업(4위) 나전칠기가구제조업(7위) 배관 및 냉난방장치도매업(8위) 금속문·창·셔터 및 관련제품제조업(11위) 체육계열학원(42.4%) 인물사진·행사용비디오촬영업(15위) 등도 40%가 넘는 사업지속률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사업지속률 하위 업종들에는 몸뚱아리 하나로 뛰어든 사업들이 많았습니다.
사업지속률 꼴지를 기록한 선박임가공(5.2%)의 경우 최근 조선업종의 불황을 감안해 논외로 치더라도 뒤에서 2위~5위까지는 모두 주점으로 개업한 경우였고 PC방, 당구장운영업이 하위 10위권을 차지했습니다.
뒤에서 2위인 일반유흥주점(빠)은 사업지속률이 고작 7.9%에 불과했고요. 기타주점업(3위)은 9.1%, 호프나 소주방 등 기타주점업(5위)도 9.7%로 10%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기술 배우라"고 하셨던 어른들의 말씀이 새삼 떠오르는 순간입니다.
또 창업할 때 개인사업자보다는 법인사업자로 창업한 경우에 사업지속률은 더 높았습니다. 창업형태가 개인인 경우에는 사업지속률이 22.4%였지만 법인인 경우에는 사업지속률이 46.7%로 높았습니다.
전체적인 업종 분위기를 보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창업이 늘고 있는 업종과 줄고 있는 업종의 구분이 뚜렸했습니다. 창업이 늘고 있는 업종은 통신판매업(17%↑)과 상품중개업(8.8%↑), 커피숍(200.8%↑), 일본음식점(42.7%↑), 피자·햄버거·치킨체인(29.2%↑), 페션디자인(125%↑), 피부미용업(85%↑) 등이었습니다.
반대로 의류소매업(47.3%↓), 휴대폰 등 통신기기소매(43.3%↓), 화장품·방향제소매업(16.8%↓), 호프·소주방(35.8%↓) 등은 창업자 수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창업의 가장 큰 걸림돌인 임대료 상승으로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온라인 쇼핑몰 창업이 늘면서 소매업자는 줄고 통신판매업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회식문화 등의 변화로 주류소비가 줄면서 주점창업이 줄었고요. 학생수 감소에 따른 학원업 불황도 학원창업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창업을 해야 할지 느낌이 오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