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편한 1위…일본은?
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7 기업가정신 한눈에 보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인 자영업자 수는 398만2000명으로 OECD 회원국을 비롯한 주요 38개국 가운데 4번째다. 성별로는 남성이 277만1000명, 여성이 121만1000명으로 7대 3 비율을 보였다. (통계청이 집계한 올해 1분기 기준 1인 자영업자 수는 396만6000명이다.)
1인 자영업자 수는 미국(982만4000명) 멕시코(977만7000명), 터키(410만명) 등이 한국보다 많지만 인구 수를 감안하면 한국이 8%선으로 1위다. 시장 규모도 크고 인구도 많은 일본은 우리의 10분의 1 수준인 39만7000명에 불과하다.
# 10명중 7명은 `1인 사장`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자영업자 수는 553만8000명이다. 1인 자영업자 수 398만2000명은 전체의 71.9%로,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은 나 홀로 사장님인 셈이다. (한국의 전체 취업자 수 대비 자영업자 비중은 2015년 25.9%로 OECD 평균인 15.4%보다 훨씬 높다.)
나 홀로 사장님은 1년 새 10만4000명이나 증가했는데, 제조업과 금융업종 등의 잇따른 구조조정으로 조기 은퇴자들이 자영업 창업에 나선 게 주 원인으로 풀이된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도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오르면 직원을 고용하던 자영업자의 상당수가 1인 자영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 연소득 4000만원 미만 `60%`
1인 자영업자는 대부분 생계형 창업으로 노후자금이나 퇴직금을 털어 가게를 낸다. 일단은 자신의 인건비를 생존의 마지노선으로 삼는데 인건비를 건지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의 연평균 소득은 6244만원이다. 하지만 자영업자 가운데 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20%(1분위)의 소득은 890만원에 그쳤다. 2분위는 2409만원, 3분위는 3989만원이었다. 전체 자영업자의 60%가 연평균 소득이 4000만원 미만인 셈이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자영업자 소득은 평균 1억1171만원으로, 1분위의 12.6배에 달한다.)
가게 임대료와 재료비를 제외하면 자영업자가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거의 없는 셈이다.
# 10년 생존율 20%대, 십중팔死
이런 이유로 폐업 비율도 상당히 높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실이 국세청과 통계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자영업 창업자 수는 1008만5114명이며 폐업자 수는 805만7593명이다. 지난 10년 동안 202만명만 생존한 것으로 평균 생존율은 20.1%에 불과하다. 십중팔구는 10년 안에 망하는 셈이다.
통계청이 낸 ‘기업생멸 통계’(2015년)에서도 자영업자의 1년 생존율은 62.4%, 5년 생존율은 27.3%에 불과했다. (개입사업자 폐업자 수 : 2016년 83만9602명, 2015년 73만9420명, 2014년 76만1328명, 2013년 80만5328명)
자영업자는 살아남아도 빚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다.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를 보면 2012년 7960만원에서 지난해 9812만원으로 1852만원(19%) 증가한 반면 소득은 2012년 4985만원에서 지난해 5611만원으로 626만원(11%) 늘어나는데 그쳤다.
# 그렇다면, 대책은 없나
심 의원은 자영업자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를 이렇게 진단한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퇴직 인력이 생계형 자영업자로 유입되고 있다. 자영업자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빈번한 창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구조가 고착화 되고 있다."
그러면서 주문하는 대책은 이렇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융자지원 방식의 지원 대책에만 머물러 있다. 실효성 있는 정책 개발이 절실하다.” (지난해 소상공인 지원 대책 예산(2조3100억원) 중 1조7570억원(76%)이 대출로 집행됐다. 올해 소상공인 대출 예산은 2조247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