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국세청에서 명예퇴직한 세무서장들이 최근 잇따라 세무사로 개업하고 있다. 특히 역삼과 삼성, 잠실 등 서울 강남지역 세무서장들의 세무사 개업이 활발하다.
9일 택스워치가 2017년 12월 말 퇴직한 세무서장의 개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7명이 세무법인에 들어가거나 개인 사무소를 차렸다. 지난해는 명퇴 세무서장 가운데 11명이 개업을 했는데 올해는 한 달 만에 지난해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달 김대훈 전 성동세무서장은 광교세무법인 강남지점에서 개업했고, 이인기 전 잠실세무서장은 예일세무법인에서 세무대학 동기(1기)인 임승환 대표세무사와 함께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세무대 출신인 박병수 전 삼성세무서장(1기)과 우영철 전 역삼세무서장(2기)도 나란히 역삼동에 위치한 지음세무회계사무소와 세경택스에서 개업했다. 광주지방국세청 소속이었던 노대만 전 서광주세무서장과 손도종 전 순천세무서장은 각각 광주 북구와 동구에 사무소를 열었다.
세무서장 중에서도 서울 강남지역 퇴직자는 세무사 개업 1순위로 꼽힌다.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강남세무서장에서 퇴직한 권도근(올림)·박영태(태강)·류덕환(티앤티) 전 서장을 비롯해 서초세무서장 출신 황희곤(다솔)·류득현(예일)·한덕기(대성) 전 서장이 퇴임 후 강남지역에서 세무사로 개업했다.
김광삼 전 역삼세무서장(가현택스)과 백순길 전 삼성세무서장(호연), 잠실세무서 출신 이해현(명인)·임채수(가현택스) 전 서장도 2014년 이후 퇴직해 세무사를 시작했다. 잠실세무서의 경우 2013년 5월 문을 연 이후 세무서장을 지낸 4명 가운데 3명이 인근 지역에서 세무사로 개업했다.
세무법인 중에는 예일이 최근 3년 사이 세무서장 출신을 꾸준히 영입하고 있다. 2015년 6월 퇴직한 장경상 전 동수원세무서장을 비롯해 김성수(익산)·류득현(서초)·김남영(화성)·이인기(잠실) 전 서장이 예일세무법인에서 세무사로 개업해 활동하고 있다.
전직 세무서장을 지낸 한 세무사는 "세무법인에선 인맥이 넓고 실력이 뛰어난 인물을 선호한다"며 "세무서장 출신들은 오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조세불복과 세무조사 대응, 세무조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