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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회계법인, 대우조선 후폭풍에 '휘청'

  • 2018.07.16(월) 18:14

[회계법인 랭킹]부문별 매출
안진은 역성장, 삼정은 감사·세무 모두 성장
인력 유출도 문제, 삼정-안진 회계사수 격차 400명

 
선방은 했지만 내상이 컸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사건에 연루돼 1년간 신규감사 일부업무정지 제재를 받은 안진회계법인은 대외 이미지뿐만 아니라 영업측면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안진회계법인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2919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71억원 감소했다. 안진이 주춤한 사이 삼정은 전년도보다 637억원이나 많은 38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따라 삼정과 안진의 매출액 차이는 2016년 101억원에서 909억원으로 벌어졌다.
 
◇ 안진 몫 감사매출 빅3가 나눠가져
 
신규감사 업무정지의 직격탄은 감사부문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안진의 지난해 감사부문 매출은 769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49억원이나 줄었다. 감사부문에서만 매출의 3분의 1이 증발한 것이다. 
 
대우조선 사건이 없었다면 안진에게 돌아갔을 감사매출은 나머지 3대 회계법인의 품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최근 4대 회계법인의 감사부문 매출이 정체기였지만 지난해에는 안진을 제외한 3대 회계법인의 감사매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삼일회계법인의 경우 2016년에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릴 때에도 감사매출은 1679억원으로 전년도 1710억원보다 줄었고, 삼정회계법인 역시 2016년에 감사매출에서만 -4억원의 역성장을 했었다. 하지만 2017년에는 삼일이 245억원의 감사매출 증가를 기록했고, 삼정도 감사매출이 161억원 늘었다. 한영회계법인 역시 감사부문에서 140억원의 매출증가를 기록했다.
 
■ Big4 감사매출 증감
삼일 : 1924억원(2017년) 245억원 증가
삼정 : 1331억원(2017년) 161억원 증가
안진 : 769억원(2017년) 349억원 감소
한영 : 902억원(2017년) 140억원 증가
◇ 안진, 잘 나가던 세무부문까지 역성장
 
문제는 안진회계법인의 실적 부진이 감사부문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안진은 4대 회계법인 중에서도 유독 세무서비스에서 강점을 보였는데, 지난해에는 세무매출에서조차 마이너스성장했다.
 
안진의 2017년 세무매출은 893억원으로 전년도보다 7억원 감소했다. 감소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그동안 세무부문 매출이 연간 최대 100억원 이상 늘면서 경쟁상대인 삼정이나 한영에 비해 압도적인 실적을 보였던 점과 비교하면 역성장 자체로도 충격이다.

반면 감사나 컨설팅 매출에서는 강점을 보였으나 세무서비스 실적이 취약했던 삼정은 지난해 세무에서까지 유의미한 실적 증가세를 보였다. 삼정의 세무매출은 2013년 이후 줄곧 4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540억원으로 500억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 안진회계법인의 세무매출
2011년 489억원
2012년 591억원
2013년 673억원 
2014년 742억원 
2015년 780억원 
2016년 900억원
2017년 893억원
 
■ 삼정회계법인의 세무매출
2011년 337억원
2012년 372억원
2013년 450억원
2014년 414억원
2015년 461억원
2016년 469억원
2017년 540억원
◇ 또 하나의 불안요소 '인력 이탈'
 
안진은 인력적인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올해 3월말 기준 안진의 소속 회계사수는 968명으로 1년 전 1092명보다 124명이 줄었다. 신입회계사 등 180명이 채용됐지만 기존에 있던 회계사 중 304명이 빠져나갔다.
 
반면 다른 회계법인의 사정은 다르다. 주 경쟁상대인 삼정의 경우 1년전보다 회계사수가 35명이 늘어 1389명이 됐다. 안진과의 격차는 무려 421명으로 빅4 다음인 5위 삼덕회계법인의 소속 회계사수(413명)보다도 더 벌어졌다.
 
최근 수년간 몸집을 줄여왔던 삼일조차 지난해에는 회계사수가 늘었다. 2016년 1909명에서 2017년에 1927명이 됐다. 
 
특히 인력 증가폭이 큰 곳은 만년 4위 한영이다. 한영은 2016년 817명에서 지난해 907명으로 회계사가 90명이나 증가했다. 한영은 2016년에도 이미 118명이나 회계사수를 늘린 바 있다.
 
안진은 징계에서 벗어난 올해 반전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7월부터 10개 대학을 돌며 진행중인 신입회계사 채용설명회에는 이정희 대표가 직접 나서 회계사 영입전을 펼치고 있으며, 신입회계사 보너스 지급과 감사시즌 격려금 제공, 연봉인상과 워라밸 보장 등을 약속했다.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는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세무본부 경쟁력은 여전히 업계 우위에 있으며 지난해 전체 실적에서 선방한 것도 세무본부 역할이 컸다.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만큼 올해는 감사부문은 물론 전 분야에서 예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삼일 김영식 대표, 삼정 김교태 대표, 안진 이정희 대표, 한영 서진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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