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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연내 인력감축 없다…내년 매각 외형 확보"

  • 2018.11.15(목) 17:52

정성립 사장 "지금 구조조정 강행하면 생산 차질"
"목표한 '작고 단단한 회사'…매출 8조 이익률 6%"

"구조조정을 위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회사를 건전하게 탈바꿈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앞서 인적 구조조정 계획을 세웠지만 지금 회사 모습은 매출이나 생산 규모 모두 예상을 넘어선다. 100% 조업 중인데 구조조정을 강행하면 생산성에 차질을 받는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올해 10%를 감축 계획이던 채권단과의 인력 구조조정 약정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사실상 연내로 계획했던 구조조정은 시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매각을 위해 '작고 단단한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혀온 목표의 외형과 수익성 수치도 처음으로 제시했다. 매출 7조~8조원 규모, 영업이익률 6%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출자전환 후 산업은행(56%)을 비롯한 금융기관(옛 채권단)이 지분을 갖고 있는데 매각 추진에 적당한 규모를 밝힌 것이다.

  

▲ 15일 대우조선해양 서울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가운데)이 이근모 부사장(오른쪽), 조욱성 부사장(왼쪽)과 함께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정 사장은 이날 서울 청계천로 소재 사옥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대우조선해양의 최근 영업 상황과 경영 방향을 꽤 소상하게 설명했다. 그는 가장 먼저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고 말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띄운 뒤 "하지만 구조조정은 사업계획에 연동해 유연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채권단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면서 2015년 말 1만3199명이던 인력을 올해 말 9000명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지난 9월말 기준 직원 수는 9933명으로 현재보다 약 10%의 감축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은 구조조정 계획을 수정해야 할 때라는 게 정 사장 설명이다.

 

정 사장은 "자구계획안을 짠 시기에는 매출액이 올해 7조5000억원, 내년 4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는데, 지금 보면 올해 매출액은 9조원이 넘고 내년에도 4조5000억원을 훌쩍 상회할 것 같다"며 "내년 매출 목표를 다시 잡으면서 인력 구조조정 계획도 현실적으로 수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를 위해 채권단 실사와 자구계획안을 재조정 협의를 진행 중이다.

 

그는 올해 경영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개선된 생산성을 들었다. "환자로 치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재활 중인 상태"라고 표현했다.

 

정 사장은 "수익성 좋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연속건조로 조선소 시설이 100%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약 71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이중 약 2954억원은 과거 설정해 놓은 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이지만 상당부분은 원가 절감과 생산의 안정을 통해 얻은 영업이익"이라고 강조했다.

 

▲ 15일 대우조선해양 서울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다만 이런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것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정 사장은 "내년에는 일회성 이익 요인도 적고 철강 가격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등 원가상승 요인이 많다"며 "하지만 원가구조 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흑자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작년 대우조선은 3년 연속 연간 흑자를 달성하게 된다.

 

그는 "내년 매출이 7조~8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 정도가 이상적인 '작고 단단한 회사' 규모로 적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매출 면에서는 내년이 작고 단단한 회사의 종착역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2019년 이후에는 7조~8조원의 매출을 갖고 가면서 이익률을 높여가야 한다"며 "'단단하다'는 건 세계 조선업계를 봤을 때 6% 정도의 영업이익률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 사장은 '대우조선에 혈세 13조원이 투입됐다'는 표현에 대해 "불만이 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출자전환 등이 중복 계산돼 오해 소지가 있다"며 "출자전환은 채권단이 상업적으로 판단해 이뤄진 것이고, 현재는 2조9000억원의 크레딧 라인(여신한도) 가운데서도 3500억원만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저 내년말까지 모두 갚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대우조선은 자산, 자회사 매각,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올해 말까지 자구노력 목표인 3조3400억원을 초과한 3조4200억원을 달성 중"이라며 "2020년까지 총 자구계획 목표인 5조8000억원 대비 65%의 이행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약속한 자구계획은 목표대로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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