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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세금]손녀 키워줬는데 양도세라니

  • 2018.07.25(수) 14:26

장교 출신 노부부, 육아 문제로 딸 부부와 함께 거주
단독주택 처분 후 양도세 추징, 심판원 '무효' 판정

"육아휴직 끝나고 복직하면 아이 봐 줄 사람이 없어요. 엄마! 제발 부탁해요."
 
"너희도 맞벌이하느라 힘들테니 내가 봐주마. 대신 한 집에서 같이 살자."
 
20여년 전 해군 대령으로 예편한 남편을 둔 박모씨는 매월 지급 받는 군인 연금으로 노후 생활을 여유있게 즐겨 왔습니다.
 
남편은 16년 전 박씨와 공동명의로 3층 짜리 단독주택(421㎡)을 취득해 함께 살았는데요. 나들이 갈 때면 항상 손을 잡고 다니는 부부를 보며 동네 사람들은 마치 신혼부부 같다며 부러워 했죠. 
 

박씨의 외동딸은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계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직장생활 7년 차에 자상하고 능력있는 남자와 결혼했는데요. 결혼한 지 1년 만에 금쪽같은 딸을 낳았고 육아휴직으로 1년간 양육에 전념했습니다. 
 
딸은 1년간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할 무렵 박씨에게 손녀를 봐 줄 수 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물어왔습니다. 박씨는 남편과 상의 끝에 손녀의 육아를 맡기로 했습니다. 대신 양육비로 월 100만원씩 받고 살림도 아예 합치기로 했죠. 
 
박씨 부부는 서울의 한 아파트를 전세로 장만해 딸 부부와 함께 손녀를 키우며 살았는데요. 이들은 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함께 살다가 딸 부부가 같은 아파트 아랫층으로 이사하면서 살림을 나누게 됐습니다.  
 
그런데 박씨 부부가 예전에 살던 단독주택을 팔면서 양도소득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부부는 단독주택 한 채만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는 줄 알고 양도세를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딸과 사위가 박씨 부부와 한 집에 살 때 이미 각각 주택을 1채씩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는데요. 단독주택을 양도할 당시가 공교롭게도 같이 살던 때여서 국세청은 박씨 부부를 1세대3주택자라고 판단해 양도세를 추징했습니다. 
 
박씨 부부가 딸 부부와 동일세대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생계를 지원한 것으로 보고 양도세를 과세한 겁니다. 딸 부부가 아이 돌봄 비용을 부담하긴 했지만 주거비나 식비 등 생활비를 전혀 부담하지 않았다는 게 국세청의 판단입니다. 
 
박씨는 손녀 양육 문제로 함께 살았지만 각자의 수입으로 생활비를 지출했기 때문에 생계를 같이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딸 부부는 박씨 부부보다 소득이 훨씬 많았고 일반 직장인보다도 연봉 수준이 높았다고 합니다. 
 
국세청이 양도세 과세 처분을 강행하자 박씨 부부는 조세심판원의 문을 두드렸는데요. 부부의 군인연금 지급 확인서와 건강보험료 납부내역, 딸과 사위의 신용카드 사용내역까지 제출했습니다. 
 
확인 결과 군인연금을 받은 계좌에서 박씨의 카드대금과 지방세, 공과금이 빠져 나갔고 건강보험료도 박씨 부부가 직접 납부하고 있었습니다. 딸과 사위도 신용카드를 통해 각자의 자동차세·통신비·식비·자녀교육비를 지출했고 카드 대금도 본인들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비록 주민등록상으로는 같은 세대를 구성해 함께 거주한 게 맞지만 실제로는 생계를 같이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조세심판원도 박씨 부부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국세청이 박씨 부부의 1세대1주택 비과세 사실을 배제하고 양도세를 부과한 처분은 잘못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심판원은 "딸과 사위의 나이가 만 40세를 넘었고 이미 혼인해서 자녀를 둔 점을 감안하면 별도 세대로 보는 게 사회통념에 부합한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근로소득으로 독립적 생계를 유지할 수 있고, 손녀를 돌보기 위해서라는 박씨의 주장도 타당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 1세대1주택의 범위
양도세를 비과세하는 1세대1주택이란 거주자와 그 배우자가 동일한 주소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과 함께 구성하는 1세대를 기준으로 한다. 1세대가 양도일 현재 국내 1주택을 보유한 경우로서 해당 주택의 보유기간이 2년 이상이면 1세대1주택으로 보고 양도세를 물리지 않는다.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도 30세 이상이거나 배우자 사망 또는 이혼 등의 사유가 있으면 1세대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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