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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위고비?…소비자 노리는 의약품 오인 광고

  • 2026.07.28(화) 07:30

SNS 숏폼 타고 확산…비만약·GLP-1 연상 광고 적발
'한방리쥬란'·'탈모 개선'…화장품도 의료 효능 암시
소비자 피해 예방 첫걸음, 제품 분류·허가 여부 확인

주사형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다이어트 열풍을 타고 인기를 끌면서 이를 연상시키는 허위·과장 광고가 확산하고 있다.

일반 식품을 '먹는 위고비', '천연 위고비' 등으로 홍보하며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된 비만치료제처럼 오인하게 하거나, 일반 화장품에 '탈모 개선', '피부 재생' 등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수준의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천연 위고비'부터 AI 의사까지

식약처는 지난 23일 여름철 다이어트 식품 수요 증가에 맞춰 온라인 광고를 점검한 결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업체 26곳을 적발했다. 이들 업체는 약 60만개의 제품을 판매해 약 115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적발 업체들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올레샷(OleShot)'이나 '천연 위고비·마운자로 레시피'를 표방한 올리브유 제품을 판매하면서 '디톡스', '저속노화', '항염', '항산화' 등의 효능을 강조했다. 일부는 '먹는 위고비', 'GLP-1', '위O비', '마운OO' 등 실제 비만치료제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해 일반 식품을 의약품처럼 인식하도록 광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방식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일부 업체는 유명 연예인이나 약사가 제품을 추천하는 것처럼 연출하거나, 생성형 AI로 만든 가상의 의사·약사가 흰 가운을 입고 제품의 효능을 설명하는 숏폼 영상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식욕 억제', '지방 흡수 차단', '체지방 배출', '단기간 급속 감량' 등 실제 비만치료제의 효능을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일반 식품임에도 체중 감량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처럼 광고하며 소비자를 자사 온라인몰로 유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은 질병의 예방·치료나 의약품 수준의 효능·효과를 표방할 수 없으며,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하는 광고도 금지된다.

일부 업체는 SNS 광고에서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한 뒤 제품 판매 페이지에서는 관련 문구를 삭제하거나 수위를 낮추는 방식으로 단속을 회피한 사례도 확인됐다. SNS 숏폼은 노출 기간이 짧고 광고주를 특정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이 같은 광고가 확산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한방 리쥬란?…의약품처럼 포장

의약품 오인 광고는 화장품 시장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올해 들어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들이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하거나 화장품의 범위를 벗어난 효능·효과를 홍보한 사실이 잇따라 적발돼 광고업무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월별 적발 업체는 1월 12곳에서 2·3·4월 각각 16곳, 5월 22곳, 6월 40곳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화장품의 의약품 오인 광고 적발 현황 /그래픽=생성형AI

적발된 제품은 샴푸와 세럼, 크림, 패드 등으로 다양했다. 이들 제품은 △탈모 개선 △지루성 두피염 완화 △피부 재생 △흉터 개선 △여드름 치료 등 질병의 예방·치료나 의약품 수준의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

화장품은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고, 탈모를 개선하거나 피부를 재생시키는 효과를 표방할 수 없다. 이 같은 효능은 의약품이나 기능성이 인정된 일부 제품에만 허용되는 표현으로, 일반 화장품은 피부 보습이나 진정, 보호 등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광고할 수 있으며 '피부 진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보습에 도움을 준다' 정도의 표현만 사용할 수 있다.

화장품이 '탈모를 개선한다', '염증을 완화한다', '피부를 재생시킨다'고 표현하는 것은 의약품처럼 임상적 효능이 입증된 제품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어 화장품법상 금지된다.

유명한 제품명을 이용해 소비자 혼동을 유발하는 마케팅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한방리쥬란'이다. 리쥬란은 파마리서치가 2014년 개발한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Polynucleotide) 기반 의료기기로, 연어 DNA에서 추출한 성분을 피부 진피층에 주입하는 스킨부스터 시술에 사용된다. 반면 '한방리쥬란'은 파마리서치와 무관한 일반 화장품이다. 

그럼에도 제품명 자체가 의료기기인 리쥬란을 연상시키거나 유사한 피부 개선 효과를 기대하도록 마케팅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소비자가 의료기기와 화장품을 혼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약품인 척하는 광고…꼼꼼히 살펴야

전문가들은 제품명이나 광고 문구, 광고 연출만으로 효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의 이미지를 차용한 마케팅이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 판단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목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임상시험 등을 통해 입증하고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의료기기 역시 인체에 사용하는 목적과 성능에 대해 별도의 허가·인증 절차를 거친다. 반면 화장품은 피부와 모발을 청결하게 하거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며, 건강기능식품과 일반 식품 역시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효과를 광고할 수 없다.

최근에는 의료용어와 시술명을 차용하거나 의사·약사를 연상시키는 인물, 생성형 AI로 만든 가상 전문가를 활용한 광고까지 등장하면서 소비자가 제품의 실제 성격을 오인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식약처가 온라인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점검과 단속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지만, 새로운 광고 수법이 빠르게 등장하는 만큼 소비자 역시 광고 문구나 연출에 현혹되기보다 제품의 법적 분류와 허가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엄격한 연구개발과 임상시험, 허가 절차를 거치며 효능·효과에 대한 광고도 관련 법령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된다"며 "최근 AI를 활용한 허위·과장 광고까지 확산하면서 소비자가 의약품과 일반 식품·화장품을 혼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광고 문구에 현혹되기보다 해당 제품이 의약품인지, 의료기기인지, 화장품인지, 건강기능식품인지 등을 먼저 확인하고 구매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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