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누가 제주 삼다수(사진)를 마실까? 이르면 올해 안에 삼다수 위탁 판매권을 따기 위한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승자는 단숨에 생수 1위 브랜드를 독점 판매할 수 있어, 업체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올해 12월 제주도개발공사와 광동제약이 맺은 삼다수 위탁 판매 계약이 종료된다. 삼다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하고, 광동제약이 위탁 판매하는 구조다. 첫 위탁 판매자인 농심은 1998년부터 14년간 삼다수를 맡아 1위 생수로 키웠지만, 제주도개발공사와 법정공방 끝에 2012년 결별했다.
농심에 이어 삼다수 위탁 판매권을 따낸 곳은 광동제약이다. 광동제약은 2012년 12월 편의점 등에서 삼다수를 팔 수 있는 독점 판매권을 가져왔다. 계약기간은 2016년 12월. 다만 판매 목표치(구매계획물량)를 달성하면 계약이 1년 연장된다는 조건이 붙었다. 광동제약이 판매 목표치를 달성하느냐에 따라 계약 연장 여부가 달린 것이다.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는 “광동제약과 계약 기간은 올해까지”라며 “다만 특정성과를 달성하게 되면 1년 연장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구매계획물량은 대외비라 알려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광동제약은 삼다수를 팔아 연간 1500억원 대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이는 매출의 30% 수준으로, 광동제약은 삼다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삼다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회사 작년 3분기 삼다수 매출은 132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141억원) 늘었다. 두 자리대로 성장했지만, 2014년 성장률 17.7%와 비교하면 성장세는 한풀 꺾인 상황이다. 광동제약은 삼다수 재계약을 앞두고 음료부문 인력을 보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동제약 측은 “아직 삼다수 판매 계약을 논할 시점은 아니다”며 “1년 연장 여부도 아직 모른다”고 설명했다.
삼다수 판매권은 여러모로 매력적이다. 6000억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생수 시장에서 삼다수는 독보적인 1위 브랜드다. 그 뒤를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와 농심의 백산수 등이 따라오고 있다. 삼다수 국내 판매권을 가져오면, 단숨에 국내 1위 생수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후발업체는 삼다수를 활용해 음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2012년 삼다수 국내 유통사업자 공모엔 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음료, 아워홈, 웅진식품, 샘표식품, 남양유업 등 7개 업체가 참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다만 농심이 삼다수 위탁 판매를 맡을 때와 달리 제주도와 대형마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삼다수 판매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직접 맡고 있고, 위탁 판매 기간이 4년에 불과해 과거보다 삼다수 위탁 판매권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