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불면서 남성들이 지갑을 열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서울 무역센터점에서 진행한 '남성 라이프스타일 페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열린 남성복 대전 행사에 비해 매출이 51.3% 늘었다.
정장·재킷 등이 진열된 행사장에는 남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홍보부스와 체험존을 설치한 덕에 방문객수도 55% 늘었다"고 전했다.
아내나 여자친구 손에 이끌려 백화점을 기웃거리던 남성들이 어느덧 백화점의 주요 고객층으로 자리잡았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남성 매출비중은 2013년 27.8%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이 때문에 과거 구색맞추기에 그쳤던 남성용 의류 판매행사가 이제는 백화점 대행사장을 빌려 단독행사를 열어야할 만큼 비중있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에도 압구정본점 대행사장에서 총 50억원 규모의 남성용 해외의류와 잡화 상품을 선보였다.
과거엔 제철 끝무렵 행사장을 찾아 할인가격에 옷을 구입하던 남성들이 이른봄 신상품이 나오는 시기에 맞춰 백화점을 찾는 것도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다.
신세계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이달 10일까지 봄옷이 백화점 매장을 채웠을 때 남성의류 매출비중은 32.3%에 달했다. 불과 3년전 25% 안팎이었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남성들은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제모기, 전동클렌저, 마사지기 등 소형 미용상품으로도 손을 뻗고 있다. 신세계의 온라인쇼핑몰 SSG닷컴이 지난 2월 중순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제모기 '이오시카'는 전체 구매자의 25%가 남성으로 집계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매끈한 팔과 다리를 자랑하는 아이돌과 남성배우들이 대세로 자리잡으며 제모기와 같은 제품이 남성들 사이에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