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제19회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 완주식이 열렸다. [사진=동아제약] |
21일 오후 3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햇볕에 검게 그을린 대학생 140여명이 월드컵송에 맞춰 단체율동을 추기 시작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듯 가끔씩 숨을 몰아쉬면서도 만면에 웃음을 가득 띤 이들은 2분여 동안의 율동이 끝나자 환호성을 지르며 쓰고 있던 모자를 하늘로 던졌다.
이날 '제19회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을 마친 대원들은 20박 21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완주식 행사를 가졌다. 행사를 마친 대원들은 보름이 넘는 기간동안 동고동락한 동료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죽음의 행군'으로도 유명한 대학생 국토대장정은 지난 1998년에 시작해 올해로 19회째를 맞았다. 불볕더위 속 약 600km를 걷는 국토대장정을 거친 대원은 올해로 총 2713명이 됐다.
이 행사는 지난 1998년 IMF로 경제 위기를 겪던 시절, 동아제약이 젊은 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고통의 시간 속에서도 진취적 기상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라는 뜻을 담았다.
당시 1기 국토대장정은 처음으로 시작하는 행사인데도 지원단계서부터 2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다.
▲대학생 국토대장정의 지난 1999년 1기 포스터(위)와 올해 19기 포스터(아래). [사진=동아제약 홈페이지] |
앳된 얼굴의 대학생들이 물집잡힌 발을 달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당시 어려운 사회분위기 속에서 용기와 희망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올해 19기 국토대장정 참가대원들은 모두 144명. 세월이 흘렀지만 참여 대학생들이 겪는 물집의 고통은 2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바 없었다.
다만 "발바닥에 잡히는 물집을 28개까지 헤아리다가 육체의 고통에 연연하기보단 국토대장정을 나의 껍질을 깨는 시간으로 삼았다"는 2기 참여 대학생의 독백은 20여년후 아예 '물집왕'을 뽑는 행사로 진화했다.
행군 11일차가 되자 19기 대학생들은 물집크기를 견줘 '물집왕'을 뽑으며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 붕대로 무릎을 동여맨 학생들은 물집 크기를 두고 'mm 단위'를 오가는 치열한 경쟁 끝에 승자를 가려냈다.
이번 행사는 부산을 시작으로 울산, 대구, 상주, 대전, 천안 등을 거쳐 서울에서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 것으로 끝났다. 참여 대원들은 정지용 시인 생가, 제암리 3.1운동 순국유적지 등 전국 10여곳의 문화유산을 방문하기도 했다. 출정식 때만해도 얼굴이 뽀얗던 이들은 20일간 불볕더위와 비바람에 시달리며 까맣게 '탈바꿈'한 얼굴로 서울에 입성했다.
이날 완주식에서 강 회장은 "국토대장정에서 동료의 손을 잡고 배낭을 대신 매주며 함께 살아가는 상생을 배웠기를 바란다"며 "이곳에서 배운 '상생'이라는 가치를 잊지 않고 사회에서도 남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