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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주는대로 먹니? 난 만들어 먹어~”

  • 2017.01.23(월) 10:09

메뉴에는 없는, 커피전문점 커스텀(Custom)의 세계!

 

맞춤형 커피!

맞춤형 양복도 아니고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으시죠? 하루 평균 1.2잔의 커피를 마신다는 한국인. 1년이면 한 사람당 438잔을 마시게 되는 셈인데요. 그만큼 우리 생활에 익숙해진 것이 커피 문화입니다.

이제는 커피전문점에서도 자신의 취향(custom)에 맞는 커피를 제조해 마시는 시대가 됐습니다. '입 맛대로 만들어 먹는 커피'입니다.  

그런데, 이 커스텀 문화가 공식적인 주문 방식은 아닙니다. 스타벅스, 커피빈, 할리스 등 어느 매장을 가도 다양한 커스텀을 즐길 수 있는 안내표시는 없습니다. 알음알음 입소문으로 듣고 커스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커피라고는 아메리카노밖에 모르는 '아재'들은 특히 모르실겁니다. 카페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커스텀의 세계를 소개해보겠습니다. 가 보시죠!
 

 

"A고객님! 주문하신 따뜻한 바닐라라떼 한 잔 나왔습니다"

"B고객님! 따뜻한 바닐라라떼에 딸기휘핑 추가하고, 시럽 1펌프 빼고, 우유는 무지방우유로 변경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A와 B는 똑같은 라떼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음료 모양새는 다릅니다. B음료 이름이 훨씬 길죠? A 음료에는 휘핑크림이 없는데 B음료에는 달콤한 딸기 휘핑이 올려져 있습니다. 맛도 다릅니다. 단 음료를 싫어하는 B는 시럽을 한 펌프 뺐습니다. 살찌는 걸 싫어해서 우유도 일반우유에서 무지방 우유로 변경했죠. 딱 봐도 뒤에 음료 가격이 더 비쌀 거 같죠? NO! A와 B는 똑같이 5200원을 지불했습니다.

 

▲ 다양한 커스텀 음료들
 

차이는 바로 커스텀에 있습니다. 스타벅스에는 공식적으로 커스텀 제도가 있습니다. 음료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들을 가감할 수 있는 것이죠. 우유 종류 선택도 가능하고, 우유나 물의 온도까지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음료 뜨겁다고 속으로 불평하지 마시고 온도 조절해달라고 얘기하시면 됩니다.

인터넷 상에서 레시피가 떠도는 일명 '트윅스 프라푸치노'를 주문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말해야 됩니다.

“카라멜 프라푸치노 그란데 사이즈에 카라멜 드리즐 많이 넣어주시고, 초콜릿 드리즐 추가해주시고, 휘핑 많이 넣어주시고, 카라멜 시럽 4펌프에 헤이즐넛 시럽 1펌프, 자바칩 토핑 반은 갈아 주시고 반은 통으로 해서 총 7번 넣어주세요. 초콜릿 드리즐은 컵 벽과 휘핑 위에 모두 뿌려주세요.”

 

 

놀라셨나요?

 

▲ 스타벅스 사이렌오더로 주문한 '트윅스 프라푸치노'

 

트윅스 프라푸치노를 주문하려면 숨 쉴 틈 없이 멘트를 날리셔야 합니다. 다 못 외우겠다면 위 사진처럼 스타벅스 앱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 스타벅스 메뉴판
 
그런데, 매장에선 아무리 둘러봐도 우유변경 가능하다는 문구말고는 파우더 추가나 시럽 가감 등에 대한 안내는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이러니 커피전문점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커스텀 제도를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 종이 메뉴판에 있는 커스텀 안내 사항

 

스타벅스 한 매장을 찾아 직원에게 커스텀 표시사항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직원이 카운터 뒤에서 종이 메뉴판을 건네줍니다. 종이메뉴판은 매장에 딱 한개만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직원에게 요구하지 않으면 찾기 쉽지 않습니다. 모르면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커스텀의 세계인거죠.

 

 

이러한 상황은 다른 커피전문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 할리스커피 메뉴판

 

할리스커피에 가봤습니다. “그린티라떼에 녹차파우더 추가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직원이 생소한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할리스 직원 A씨는 “대부분 요구사항 없이 음료 그대로 받아가는 손님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커스텀에 대한 특별한 규정사항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할리스 본사에 문의한 결과 규정상 파우더 추가 등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매장마다 고객 서비스차원에서 유동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죠.

 

 

커피빈은 매장마다 다른 응대를 해 어리둥절하게 합니다. 첫번째로 찾은 매장에서는 파우더를 추가할 경우 추가금액 700원을 내야 한다고 했는데, 그 다음 찾은 커피빈 B 매장에서는 그냥 무료로 해주겠다는 겁니다. 매장마다 규정이 다른 것이죠. 본사에 전화해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고객센터 직원 B씨는 “기본 음료에 들어가는 재료는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가감이 가능한 게 본사 규정인데 매장간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커스텀 제도가 잘 갖춰진 스타벅스에서도 잘 모르는 고객에 대한 안내도 없고, 다른 전문점은 매장마다 제각각 커스텀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현실!

결국 아는 사람들만 더 맛있게, 나만의 스타일로 음료를 제조해 먹을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한 손님 C씨는 “뭐 이것저것 추가해서 먹는 사람들이 많은 걸로 아는데, 나는 커스텀 제도에 대해 잘 몰라 그냥 주는대로 마신다”고 말합니다.

 

 

커피 한잔이 5000~6000원, 커피값이 밥값이 된지 오래죠.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커피 한잔의 여유가 보다 풍요로워지려면 똑똑한 소비자가 돼야 합니다. 커스텀제도는 커피전문점들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고객서비스입니다. 나만의 취향을 반영한 커피한잔, 여러분들도 커스텀의 세계로 들어오세요. 소비자의 권리를 누려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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