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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맛 감자스낵'..중국서 대박난 사연

  • 2017.02.20(월) 11:09

[리셋 차이니즘]⑪'현지화 성공' 中오리온 가보니
'초코파이 말차'·'오!감자 망고' 등 신제품 '대박'
작년 中제과시장 첫 역신장..신제품 전략 승부수

베이징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이푸엔 씨는 선물용으로 '초코파이 말차' 3상자를 구입했다./베이징=이명근 기자 qwe123@

 

[베이징 = 안준형 기자] 지난 13일 찾은 중국 베이징 시내의 징커롱(京客隆) 마트. 직장인 이푸엔(54)씨는 '초코파이 말차' 3상자를 카트에 담았다. 그는 "직장동료들에게 선물 주려고 샀다"며 "예전엔 오리지널 초코파이만 먹다가, 요즘에 말차 맛도 즐겨먹는다"고 말했다. 강정훈 오리온 중국법인 마케팅 팀장은 "작년 9월 나온 '초코파이 말차'는 요즘 가장 핫하다"고 귀띔했다. '초코파이 말차' 덕분에 지난해 초코파이는 중국 매출 2000억원을 넘겼다.

초코파이의 본고장 한국에선 '초코파이 말차'가 중국보다 2개월 늦은 작년 11월 출시됐다. 오리온 제품 중에서 한국보다 중국에서 먼저 제품이 출시된 것은 '초코파이 말차'가 처음이다. '초코파이 말차'는 국내서 한물간 제품을 중국에 가져다 팔던 시절이 끝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제품이 됐다. 그만큼 중국인들의 입맛이 빠르고 까다롭게 변하고 있다.

중국인의 입맛이 고급화된 만큼 제과 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두자릿대로 급성장하던 중국 제과 시장은 2015년 성장률이 0.8%에 머물렀다. 급기야 지난해 성장률은 마이너스(-) 0.9%를 기록했다. 강 팀장은 "중국 제과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위기 속에도 기회는 있었다. 오리온은 지난해 중국에서 4.3% 성장률을 보였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예전 실적과 비교하면 성장률이 둔화됐지만, 경쟁사들이 두 걸음 후퇴하는 동안 오리온은 한걸음 전진했다. 강 팀장은 "지난해 중국 제과 톱 10 기업 중 성장한 기업은 오리온과 펩시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과자 시장의 격전지다. 지난 13일 찾은 베이징 징커롱 마트에도 세계 각국의 과자들이 진열돼있다./베이징=이명근 기자 qwe123@


오리온은 둔화된 시장을 자극하기 위해 철저히 현지화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과자가 작년 4월 출시된 '오!감자 망고맛'이다. 망고는 중국에서 대중화된 과일이지만 감자 과자에 과일 맛을 첨가하는 것은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다. 하지만 '오!감자 망고맛'은 대박났다. 작년 매출이 300억원에 이른다. 망고 외에 스테이크와 토마토, 치킨 등 4가지 맛은 한국에 없는 '오!감자' 제품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오!감자' 매출은 2500억원을 기록하며, 초코파이를 넘어섰다.

작년 말에는 '리얼브라우니', '초코송이 쿠키', '왕꿈틀이'도 중국에 선보였다. 한국에 콜라맛으로 팔리는 '왕꿈틀이'는 중국에서 과즙을 30% 넣은 고급 젤리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했고, 초코송이는 초콜릿 밑 막대 과자를 비스킷에서 쿠키로 바꿨다. 김수걸 오리온 중국법인 경영지원부문 총감은 "중국에서 더 좋은 재료를 써야한다"며 "중국 시장을 얕보고 한국식을 고집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말했다.

작년 중국 제과 시장 1위는 미국의 리글리다. 리글리는 중국에서 껌을 팔아 한해 매출 1조5000억원을 내고 있다. 중국 제과 시장 2위 오리온은 조만간 리글리를 제치고 1위를 탈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내 껌 시장은 매년 줄고 있는 반면 오리온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오리온은 올해도 중국에서 5~6%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김 총감은 "중국에서 성공은 결국 브랜드가 좌우한다"며 "신제품을 전국 마트에 입점시키기 위해선 5억~10억원의 입점비가 들어가는데 오리온은 이미 중국 전역에 제품을 모두 깔아 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숙기에 접어든 중국 제과 시장에서 오리온만의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신제품을 계속 선보여 매년 5~6%대의 성장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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