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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감자?금자!②오늘 먹은 감자의 정체는

  • 2018.05.10(목) 17:31

국산감자 대부분 봄 출하…1위 재배지는 강원도
감자 품종 33종 달해…영양성분·식감 모두 달라

당신이 궁금한 이슈를 핀셋처럼 콕 집어 설명해드립니다. 이번 주제는 최근 천정부지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감자 이야기입니다. 가뜩이나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는 요즘 든든한 백이었던 감자마저 가격이 치솟는 바람에 서민들의 마음이 더욱 헛헛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감자가 金자가 된 이유부터 우리가 몰랐던 감자의 종류, 이번 감잣값 급등이 스낵업체들에 미치는 영향 등을 꼼꼼히 살펴볼 생각입니다. [편집자]


감자를 살 때 품종 따지는 사람 거의 없죠. 감자 요리를 자주 하는 주부들도 감자알만 보고 적당한 것을 골라 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전문가들도 겉모습만 보고는 감자 품종을 구별하기가 어렵다고 하네요.

그런데 국내에서 재배되는 감자는 33종이나 됩니다. 품종에 따라 영양 성분에 조금씩 차이가 있고, 적절한 용도도 모두 다르다고 하는데요. 전국에서 재배되는 주요 감자 품종 20종을 중심으로 감자의 이모저모를 살펴봤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된 감자는 봄철에 출하되는 봄감자입니다. 이 기간 전국 감자 평균 재배면적은 1만9798㏊인데, 이 중 1만4930
, 75%가 봄감자 재배지였습니다. 여름 재배에 맞춤인 '자심'을 제외하면 봄철 재배에 가장 알맞기 때문입니다.


전국에서 봄감자가 가장 많이 나는 지역은 경상북도입니다. '감자의 땅'으로 알려진 강원도가 아니라서 좀 의아하죠.

강원도는 고랭지에서 키우는 고랭지감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그렇습니다. 전국 고랭지감자 재배 논밭 중 98.9%에 해당하는 3373
가 강원도에 있습니다.

그래서 봄감자와 고랭지감자, 가을감자 등 재배 시기를 통틀어 감자가 가장 많이 나는 지역은 강원도가 맞습니다. 고랭지감자 재배지도 넓지만 봄감자 재배 면적도 1669
에 달해 총 5044, 전국 감자 재배 면적의 25%를 차지합니다.

우리가 사먹는 감자 4개 중 1개는 강원도에서 나왔다는 이야기입니다. 강원도에 이어 감자가 많이 재배되는 지역은 경상북도(15%)이고, 전라남도(11%)와 충청남도(10%), 경기도(9%) 등이 그 뒤를 잇습니다.

그런데 봄감자와 고랭지감자, 가을감자는 재배 시기별 구분이고 통계청이 집계 용도로 사용합니다. 같은 종이 사계절에 걸쳐 재배되기도 해 엄밀하게 따지면 감자 품종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죠.


국내에 등록된 감자 품종은 총 33종입니다. 국립식량과학원이 육성·관리하는데요. 가장 먼저 도입된 품종은 1928년 국내에 들어온 '남작'입니다. 두 번째가 1961년 미국에서 육성돼 1975년 한국에 들어온 '수미'입니다.

수미는 국내 전체 감자 재배 면적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품종입니다. 들어온 시기는 남작에 뒤졌지만 남작보다 바이러스병 등에 강해 1978년 장려품종으로 선발되면서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수미에 이어 많이 재배되는 품종은 '대서'입니다. 대서 역시 미국에서 1976년 육성돼 1982년 국내에 들여온 품종인데요. 1995년 장려품종으로 선발된 데다 튀김이나 부식용으로 적합해 빠르게 인기를 얻었습니다.


실제로 국립식량과학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감자 품종마다 적합한 용도가 다릅니다. 가공(튀김)용으로는 전분 함량이 많은 하령과 자심, 대서 등이 적절한데요. 전분 함량은 감자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 소비되는 수미의 경우 전분 함량이 20종 중 중하위권인데요. 가장 많은 하령(13.6%)보다 3.1%포인트 낮고, 가장 적은 추동(9.9%)과 비교하면 0.6%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입니다.

밤맛을 내는 분질도와 찰기를 좌우하는 아밀로스 함량도 감자의 용도를 결정하는 주요 특징인데요. 높을수록 포슬포슬한 식감이 나기 때문에 식(찜)용에 적합하고, 낮을수록 쫀득한 식감에 어울리는 부식(찌개)용으로 쓰기 좋습니다. 

품종별로는 남작과 하령, 추강 등이 쪄먹는 식용에, 대서와 추동, 가황 등이 요리에 곁들이는 부식용 감자로 적합합니다. 칼륨이나 칼슘 등 무기물이나 단백질 함량은 품종마다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감자를 품종별로 골라 먹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다만 흔히 먹는 수미나 대서 외 품종 감자를 구하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요.

서울 가락시장과 같은 도매시장을 찾는 것이 하나의 방법입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감자 출하시기마다 감자를 대규모 낙찰받는 감자 전문 중도매인들을 통해 특수 품종을 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에서 감자 유통량이 적은 겨울철에 특수 품종 감자를 기획 판매하기도 합니다. 통상 '제주감자'라고 소개되는 '대지마'가 대표적입니다. 이밖에도 국립식량과학원은 농업인들에 한해 국립종자원과 농업실용화재단에서 품종별 씨감자를 분양 혹은 판매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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