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퍼니싱 시장에선 중견기업의 파워가 대기업 못지않다. 홈퍼니싱 시장의 주된 축을 이루는 가구업계가 그동안 강소 제조사 위주로 성장해 온 탓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과 유통 대기업들이 잇따라 홈퍼니싱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지만 탄탄한 제조력을 바탕으로 판매 채널을 넓히면서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홈퍼니싱 시장에서 업계 3~4위를 다투는 토종 강소기업 에넥스와 퍼시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에넥스, 가구 제조에서 '종합 홈퍼니싱 몰'로
에넥스는 1971년 4월 설립된 중견 가구회사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4345억원으로 한샘과 현대리바트 다음으로 업계 3~4위권이다. 에넥스는 47년의 가구 제조 업력에다 최근 홈퍼니싱 시장 확대에 힘입어 지난 5년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에넥스는 제조부터 유통까지 총 6개 사업부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제조사업부가 국내외 공장 3곳에서 직접 제품을 만들거나 위탁생산(OEM)하면 이 제품을 주방과 홈스마트, 오펠라, 특판사업부에서 영업을 맡는다. 채널사업부는 유통망을 기획해 판매한다.
특히 최근에는 채널사업부가 바빠지고 있다. 에넥스는 가구와 인테리어 아이템을 기획 구성한 '홈인테리어 패키지'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유통망을 확대해 홈퍼니싱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전문분야인 주방 및 수납가구에서 소파와 침대 등을 비롯한 리빙가구, 중문, 조명, 창호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에넥스는 에넥스를 비롯해 6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체 생활용품 브랜드인 에니(Ennee)에 이어 매트리스 브랜드 에스코지(Esocozy)를 론칭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향후 목표는 '원스톱 홈퍼니싱 몰'이다. 종전까지 제조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로는 유통에 방점을 찍고 판매 채널을 확장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에넥스는 현재 전국적으로 직매장 4곳, 쇼룸 14곳, 대리점 153곳을 두고 있다. 여기에다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 등으로 다양하게 유통 채널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에넥스 관계자는 "오랜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쌓은 뛰어난 품질과 시공 노하우가 에넥스의 차별점"이라며 "온·오프라인 채널을 아우르는 다양한 전략으로 홈퍼니싱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넥스 관계자는 "오랜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쌓은 뛰어난 품질과 시공 노하우가 에넥스의 차별점"이라며 "온·오프라인 채널을 아우르는 다양한 전략으로 홈퍼니싱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 퍼시스, 사무용 가구에서 홈퍼니싱으로
퍼시스그룹은 에넥스와 3~4위를 다투는 토종 홈퍼니싱 기업이다. 한샘 출신인 손동창 회장이 1983년 창업한 한샘공업주식회사가 그 모태다.
하지만 성장 궤도는 다르다. 생활가구를 중심으로 성장한 다른 가구회사들과는 달리 퍼시스그룹은 사무용 가구를 중심으로 가구 종류별 브랜드를 전문화하고, 법인도 분리해 기업집단을 일궜다.
최근에는 홈퍼니싱 브랜드에 주력하고 있다. 사무실용 가구 브랜드 퍼시스 및 데스커와 함께 가정용 가구 브랜드인 일룸과 시디즈, 슬로우, 알로소 등 모두 6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정용이 주된 일룸과 시디즈가 최근 다시 그룹 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분위기다.
2016년 기준으로 퍼시스와 일룸, 시디즈 등 3사의 매출을 합하면 5265억원에 달한다. 매출 자체는 퍼시스가 2316억원으로 가장 많지만 최근 성장률은 나머지 두 기업이 더 높다. 시디즈는 2016년 매출이 전년보다 23% 성장한 1394억원, 일룸은 18% 늘어난 155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퍼시스가 4.9% 역신장한 것과 상반된다.
퍼시스그룹은 특히 2015년부터 '의자가 인생을 바꾼다'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의자 전문 브랜드인 시디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띠'와 '링고' 등 아동과 청소년용 의자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 아울러 폼 매트리스 브랜드 슬로우의 라인업을 확장하는 한편 최근에는 소파 전문 브랜드 알로소를 신규 론칭했다.
퍼시스그룹 관계자는 "과거 사무실 가구를 위주로 공공입찰을 통해 성장했지만 앞으론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집을 꾸미려는 홈퍼니싱 수요 등을 반영해 제대로 가구를 만드려는 노력을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