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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리베이트 찬반 '논란'…술값 오른다? 내린다?

  • 2019.06.20(목) 10:05

자영업자 '반발' vs 일부 도매업자 '환영…엇갈린 반응
지원 끊겨 술값 인상 우려…"또 올리긴 어려워" 전망도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주류 지원금(리베이트) 쌍벌제가 내달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해관계자들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혼란이 커지고 있다. 주류 지원금은 도·소매업체들이 술을 사주는 대가로 받는 돈을 말한다.

일부 음식점이나 대형 도매업체들은 그동안 제공받던 리베이트가 사라질 처지여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리베이트 지원을 받지 못하던 영세 사업자들의 경우 '시장이 정상화'할 수 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번 제도 시행으로 음식점들의 술값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최근 주류업체들이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도·소매업자들도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 바 있어 또다시 술값을 올리기는 어려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주류회사가 되려 술값(출고가)을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두고 찬반양론

국세청은 최근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 개정안을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주류 도매∙소매업자들이 주류회사의 지원금을 받는 경우에도 처벌하는 '쌍벌제'가 주요 내용이다. 기존에도 지원금 제공은 금지하고 있지만 주류회사만 처벌했고, 이를 받는 업체는 처벌 대상이 아니었다. 이에 따라 주류 유통 과정에서 지원금은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주류 유통시장에선 찬반 의견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전국주류도매업중앙회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국세청이 고시한 '리베이트 쌍벌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도매업중앙회는 "주류 제조업체는 물론 도매업계 유통 질서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변칙적인 영업 활동 등 수많은 부작용이 해소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판매 장려금을 지급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다"면서 "리베이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영세 사업자들은 그동안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원천적으로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반면 이날 유흥음식업과 단란주점업, 외식업체 등으로 구성된 유흥음식업중앙회는 부산 국세청 앞에서 개정안 반대 집회를 열었다. 그간 받던 지원금이 금지되면서 사실상 기존보다 비싸게 술을 납품받아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정부가 개정안을 만들면서 주류 소매업계는 철저히 배제하는 등 '졸속 추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고시 개정안을 전면 철폐하거나 최소 1년 이상 유예기간을 두고 소매업계 의견을 반영해 재개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주류 제조업체들도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시장에서 이미 안정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엔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벌여야 하는 후발주자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그동안은 리베이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영업 현장에서도 리베이트가 없어진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갖추고 차별화할 수 있을지 영업 현장에서도 머리를 싸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술값 인상 우려…"현실성 없다" 의견도

이번 제도가 술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 역시 엇갈리고 있다. 우선 리베이트가 금지되면 비용이 늘어나는 도·소매업체들이 술값을 줄줄이 올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술값 인상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최근 카스와 참이슬, 처음처럼, 클라우드 등 주요 제품의 출고가가 인상되면서 도·소매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 바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반발이나 매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면 가격을 또 올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주류 제조업체가 되려 출고가를 내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제공하던 리베이트 비용이 줄어드니 주류 제조업체들에 대한 도·소매업자들의 출고가 인하 압박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일부 업체의 경우 가격 인하까지 포함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 측은 "향후 도소매업과의 상생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소비자들의 혜택을 도모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확정 지어 말할 수 없지만, 가격 인하를 포함한 검토"라고 설명했다.

다른 주류업체 관계자는 "출고가나 비용이 올라간다고 해서 음식점들이 무작정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영세업체들의 경우 리베이트 쌍벌제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은 만큼 술값을 올릴 이유가 없는 곳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분간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건전하면서도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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