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을 망라한 국내 유통업계의 쇼핑 대전이 시작됐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의 광군제에 국내 업체들이 맞서는 형국이다.
그간 이커머스 업체들이 주로 이 시기에 대규모 할인전을 기획했다면, 이번에는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까지 대규모 행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부까지 나서서 '코리아 세일 페스타'라는 이름으로 분위기를 띄우려는 모습이다.
◇ 롯데·신세계·현대百, 유통 계열사 총동원
그간 유통업계 비수기로 여겨졌던 11월에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이기 시작했던 곳은 이커머스 업체들이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에 지갑을 열던 해외 직구족을 잡겠다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10조원을 넘어서며 월간 사상 최대치를 찍기도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빅 3까지 적극적으로 가세하며 판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몸집'에 걸맞게 온·오프라인 계열사들을 총동원해 물량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먼저 신세계는 그룹 내 18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대한민국 쓱데이'라는 행사를 기획했다. 11월 2일을 '쓱데이'라고 정해 주목도를 높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선 SSG닷컴이 '본행사'에 앞서 지난 10월 28일부터 5000억원 규모의 물량을 특가로 내놓으며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롯데의 경우 '롯데 블랙 페스타'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10개 유통 계열사들이 총출동해 7일까지 1조원 규모의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품 등 사은 행사에만 15억원을 쏟아붓는다. 제네시스 자동차로 경품으로 내걸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10일까지 '코리아 현대 페스타'를 개최한다.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현대아웃렛,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계열사를 총동원했다.
◇ 정부까지 나서 '대목'으로 자리 잡은 11월
이커머스 업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11월 할인 행사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11번가의 경우 '그랜드 11절(11월 11일)'을 중심으로 연중 최대 할인전을 펼친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3일까지 '미리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의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지난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빅스마일데이'를 선보인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오픈 첫날인 1일부터 오전 10시까지 판매량이 1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소비자들의 반응이 초반부터 뜨겁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정부까지 나서서 분위기를 띄우려는 모습이다. 정부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해 만든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지난해까지 10월에 진행해왔지만, 올해는 11월로 시기를 옮겼다. 이 행사에는 국내외 600여 개 업체가 참여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11월은 추석과 크리스마스 사이에 끼어서 비수기로 여겨져왔지만 이제는 '대목'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정부와 오프라인 업체들까지 가세해 이제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설 만한 규모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