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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요정]신라젠이 앞으로 1년간 해야 할 일

  • 2020.12.04(금) 09:00

<기업공시 요점정리>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전 1년간 개선 기간 부여
토니모리 주가하락으로 BW 행사가액 조정
한국테크놀로지 배터리자회사 흡수합병 이야기

오늘의 공시요정! 지난해 대형 사고를 친 신라젠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그 뒷이야기와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의 신주인수권부사채권 행사가액 조정, 한국테크놀로지의 배터리 자회사 한국아트라스비엑스 흡수합병 이야기를 담아봤어요.

신라젠: 1년 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지난해 8월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을 미리 알고 공시 전 주식을 매도한 혐의로 논란을 일으켰던 코스닥 상장업체 '신라젠'. 지난달 30일 신라젠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여부 결정 때까지 1년 동안 문제를 개선하라는 통보를 받음.

☞관련공시: 신라젠 11월 30일 주권매매거래정지기간변경 (개선기간 부여)

주권매매거래정지란 말 그대로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할 수 없다는 뜻. 매매거래정지여부를 판단하는 곳은 한국거래소. 지난 5월 4일 신라젠 경영진들의 횡령·배임에 관한 뉴스가 나오면서 한국거래소는 신라젠의 주식거래를 정지했음.

이후 한국거래소는 신라젠에 대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들어갔음. 여기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란? 기업의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부적격 기업을 주식시장에서 쫓아내는 제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들어갔다고 해서 바로 주식시장에서 쫓겨나는 것은 아님.

<실질심사 기본절차>
①실질심사 사유발생 → ②실질심사 대상여부 결정 → ③종합심사, 개선계획서 접수→ ④기업위원회 심의 및 상장폐지 여부 등 결정 →⑤(개선기간 부여 시) 기업위원회 심의 및 상장폐지 여부 결정

실질심사는 총 5단계가 있는데 개선기간조차 줄 수 없거나 개선기간을 줄 필요 없이 회생이 가능한 기업이라면 ④단계에서 바로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함. 신라젠은 현재 ⑤단계에 와있음. 한국거래소로부터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태. 개선기간은 특별한 이유 없이 1년을 초과할 수 없음.

개선기간 1년 동안 신라젠 주식은 계속 거래할 수 없음. 다만 그 기간 동안 신라젠은 개발 중인 펙사벡의 기술력을 입증하고 새로운 경영진을 세우는 일을 해야 함. 펙사벡 임상시험의 성공으로 기술력을 확보해야 기업가치가 올라갈 수 있음. 또 기존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인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게 된 만큼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이사 등 기존 경영진과의 고리를 떼어내는 것이 신라젠의 주요 개선업무.

신라젠 관계자와 통화해보니 "거래소가 최대주주 변경을 요구한다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를 변경할 예정"이라며 "펙사벡 임상시험 역시 100% 성공한다고 장담할 순 없으나 앞으로 1년간의 개선기간 동안 최선의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힘.

이러한 과정을 거친 뒤 신라젠은 개선기간 종료일인 내년 11월 30일 이후 7일 이내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 거래소가 요구하는 서류들을 제출해야 함. 거래소는 다시 이 서류들을 검토해 상장폐지 여부를 다시 심의함.

토니모리: BW행사가액 조정

로드샵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가 지난달 30일 '전환가액ㆍ신주인수권행사가액ㆍ교환가액의 조정(안내공시)'라는 제목의 공시를 냄. 신주인수권부사채권의 행사가액을 77원 낮춘 9623원으로 조정했다는 내용.

☞관련공시: 토니모리 11월 30일 전환가액ㆍ신주인수권행사가액ㆍ교환가액의 조정(안내공시)

지난해 11월 27일, 토니모리는 운영자금에 사용할 목적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권(BW, bond with warrant) 발행을 결정함. BW는 새로 찍어낼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있는 사채. 정해진 가격에 새로운 주식을 달라고 투자자가 기업에 요구할 수 있음.

당시 BW의 행사가액(신주를 살 수 있는 가격)은 주당 9700원. 1년 뒤인 지난 30일, 토니모리가 BW의 행사가액을 77원 낮춘 9623원으로 조정함. 이를 리픽싱(refixing)이라고 함.

행사가액을 낮춘 이유는 토니모리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 행사가액은 1개월 평균주가와 1주일 평균주가, 최근일 평균주가를 더한 뒤 이를 나눈 값과 최근일 평균주가 값 중 낮은 가액을 비교해 결정함.

BW를 산 채권자들에겐 행사가액 하락 소식은 환영할 일! 기존보다 낮은 가격에 신주를 살 수 있기 때문. 반면 BW를 발행한 토니모리는 울상. 그만큼 더 저렴한 가격에 신주를 내줘야하기 때문.

더욱이 토니모리의 경영상황은 계속 좋지 않은 상태. 토니모리는 올해 3분기까지 1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코로나19 사태로 당분간 화장품 업계의 매출은 나아지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대부분. 따라서 행사가액 조정이 비록 소폭일지라도 향후 토니모리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주회사지만... 사업 좀 해볼까?"

자동차 타이어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주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30일 자회사 한국아트라스비엑스를 흡수합병한다는 내용을 발표함.

☞관련공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11월 30일 주요사항보고서(회사합병결정)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타이어 제조와 판매를 하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자회사를 관리하는 지주회사. 한국아트라스비엑스는 자동차 배터리 등 축전지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업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지분 31.13%를 갖고 있음.

합병발표는 즉, 지주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축전지를 만드는 한국아트라스비엑스를 하나의 회사로 만든다는 것.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합병의 이유로 "한국아트라스비엑스가 운영하는 배터리사업을 잘 활용해 국내외 배터리부문 선도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라고 밝힘. 자회사를 관리하는 지주회사에서 벗어나 배터리부문 사업을 도맡아 하는 '사업형 지주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뜻.

합병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음.

흡수합병: A회사는 남고 B회사는 사라짐. 대신 A회사의 주식을 B회사 주주들에게 합병대가로 지급하는 방식

신설합병: A회사와 B회사 모두 사라지는 대신 새로운 C회사를 설립. 합병대가로 기존 A, B회사 주주들에게 C회사의 주식을 주는 방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이번 합병은 '흡수합병'에 해당함. 한국아트라스비엑스가 사라지고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존속하는 방식. 대신 한국아트라스비엑스 주주들에게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주식을 지급함.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합병가액은 1만5801원. 한국아트라스비엑스의 합병가액은 5만3599원으로 한국아트라스비엑스의 1주당 합병가치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3.39배로 산정함. 이에 따라 한국아트라스비엑스 주식 1주를 갖고 있는 주주라면 존속하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3.39주를 받을 수 있음.

합병에 반대하는 한국아트라스비엑스 주주들은 내년 1월 28일까지 합병 반대의사를 회사에 전달할 수 있음. 또 ‘난 합병에 찬성하지 않으니 내 주식을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청구가격 5만2816원)도 2021년 1월 28일부터 2월 17일까지 행사할 수 있음.

다만 존속 기업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이 없음. 소규모합병이기 때문. 존속기업이 사라지는 기업의 주주들에게 발행해줘야 하는 신주가 존속기업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를 초과하지 않는다면 이를 소규모합병이라고 함. 9월 말 기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총 발행주식(자기주식 포함)은 9302만173주. 이번 합병으로 한국아트라스비엑스 주주들에게 발행할 신주는 324만157주. 총 발행주식의 3.5%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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