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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날았다…식품업계 작년 실적 '역대급'

  • 2021.02.11(목) 11:33

CJ제일제당,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해외 비중 60%
오리온·농심 등 국내외 시장서 호실적…집밥·K푸드 영향

사진 / 이명근 기자 qwe123@

국내 식품업체들이 지난해 예상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쏟아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외에서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덕분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간 공들여왔던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으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이런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긴장감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 가공식품 수요 급증…국내외 고르게 성장

식품업체들은 연간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줄줄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을 비롯해 오리온과 농심, 오뚜기, 동원F&B 등 주요 업체 모두 국내외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8.5% 증가한 24조 2457억 원, 영업이익은 51.6% 늘어난 1조 3596억 원(연결기준)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해도 매출 14조 1637억원, 영업이익 1조 41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9%, 73% 늘었다. CJ제일제당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리온 역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조 2304억 원, 영업이익 3756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0.2%, 14.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달성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농심도 매출은 전년 대비 12.6% 늘어난 2조 6398억 원, 영업이익은 103.4% 증가한 1603억 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처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독한 데에는 지난해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간 꾸준히 키워왔던 해외 사업이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비결'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의 경우 해외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돌파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식품사업 부문만 보면 국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해외 매출이 31%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오리온 역시 한국 법인 매출액은 5%가량 느는 데 그쳤지만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10%대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농심과 삼양식품 역시 해외에서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농심은 전체 매출의 약 40%인 1조 1000억 원가량을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 기록했다. 아직 연간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삼양식품 역시 지난해 해외 사업 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6억 달러(약 6600억 원)를 넘어섰다.

◇ '포스트 코로나'에도 K푸드 인기 기대감

식품 업체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일단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식품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국내 식품 업체들의 경쟁력이 갑자기 강화돼서 기록한 것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안에는 종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 매출이 느는 과정에서 해외 시장 판매 채널과 지역이 확대했다는 점은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더 많은 소비자가 한국 가공식품을 접했다는 점에서 성장의 전환점이 됐을 것이라는 기대다. 

또 다른 식품 업계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는 국내 식품 업체들에 기회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특히 이른바 K푸드에 대한 관심도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해외 사업에 대해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식품 사업 성장과 경쟁력 확대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농심에 대해 "중국, 미국 등 해외 부문의 경우 (지난해) 높은 실적에도 불구, 채널 및 지역 확장을 통한 베이스 확대 측면에서 시장 지배력은 2021년에도 현재의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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