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엇갈린' 실적…고민 깊은 식품업계

  • 2021.11.17(수) 07:00

[워치전망대]코로나에 3분기 엇갈린 실적
지난해 코로나 특수로 올해 '역기저' 지속
원자재·물류 부담…가격 인상으로 완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올해 식품 업계에는 유독 '변수'가 많았다. 지난해 코로나 특수를 누린 터라 올해는 기저 효과로 '상대적인'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오르면서 수익성은 악화했다. 이에 따라 식품 업체들은 올 하반기 줄줄이 제품 가격을 올렸다. 가격 인상 효과는 3분기부터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변수가 많은 터라 국내 식품 업체들의 실적은 말 그대로 '제각각'이었다.

다만 공통점은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걷히고 이제 '일상'으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식품 업체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미래 생존 전략을 짜느라 고민이 많았다. 신사업에 진출하거나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등의 전략을 추진해왔다. 내수만으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식품 업체들의 고민도 다시 시작됐다.

원자재·물류비 부담 여전…대상·오뚜기 주춤

국내 주요 식품 업체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대상과 오뚜기, 롯데푸드 등은 실적이 악화했다. 코로나19로 가공 식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하면서 매출은 무난한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이 늘고 신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에 나선 한 탓에 수익성은 악화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대상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연결 기준 9164억원으로 전년보다 9.6%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359억원으로 37.4% 줄었다. 대상은 앞서 지난 5월 말 청정원의 간편식 브랜드 '호밍스'를 론칭한 바 있다. 이에 대한 광고판촉 비용이 증가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오르면서 수익이 줄었다.

오뚜기와 롯데푸드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신사업 투자의 영향을 받았다. 오뚜기와 롯데푸드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3%, 3.05% 늘었다. 무난한 수준이다. 하지만 오뚜기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1%가량 줄었다. 롯데푸드는 최근 사업 구조를 개선하면서 비용이 늘어 수익성이 악화했다.

동원·롯데칠성 '호실적'…탄탄한 포트폴리오

반면 호실적을 기록한 업체들도 있다. 동원F&B와 롯데칠성음료, 오리온 등이다. 농심 역시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며 상반기 부진에서 벗어났다. 이미 사업 포트폴리오가 탄탄하거나 해외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기업들이다.

동원F&B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9651억원으로 전년보다 7.54%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491억원을 기록해 11.9%가량 증가했다. 주력 사업인 참치 통조림뿐만 아니라 조미 및 유통 부문 등에서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동원F&B는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5%가량 증가한 바 있다. 꾸준히 호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롯데칠성음료와 오리온 역시 전년보다 매출이 각각 8.3%, 4.7% 늘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의 경우 음료부문이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하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오리온은 간편대용식 브랜드 '마켓오네이처'와 단백질 제품 중심의 '닥터유' 등 발 빠르게 추진한 신사업이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해외 사업도 호조를 보이면서 수익성도 개선했다.

농심의 경우 국내 라면 시장에서 신라면 등 '장수 제품'이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 역시 전년보다 3.3% 늘었다. 영업이익은 원자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0.7% 줄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로 반짝 특수를 누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농심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0% 가까이 줄며 부진한 바 있다.

다시 일상으로…신사업·해외사업 관건

국내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되면서 그간 식품 업체들이 맞닥뜨렸던 변수도 사라지고 있다. 특히 원자재 및 물류 가격 상승에 따른 타격을 올해 상반기 제품값 인상으로 보완한 만큼 올해 4분기부터는 수익성도 '정상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신사업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에 다시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내수 시장 성장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앞으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예기치 않은 '혼란' 속에서 미래 생존 전략을 탄탄하게 준비해온 기업의 경우 내년에는 더욱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음식료 업체들은 내부 구조조정과 가격 정상화, 신사업 진출 모색 등을 통해 펀더멘털과 체질을 개선했고, 2022년에 그 성과들이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라며 "해외에 생산 공장을 증설해 성장세를 강화하고 신규 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노력이 실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