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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 효과' 톡톡히 본 bhc, 다음 행보는?

  • 2022.04.18(월) 10:49

bhc, 아웃백 덕에 사상 최대 매출
영토 확장으로 '종합외식기업' 노려
경영 능력 통한 리스크 해소 필요

박현종 bhc그룹 회장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치킨 프랜차이즈 bhc가 지난해 매출 6000억원을 돌파했다. 2013년 제너시스BBQ에서 나와 독자 경영을 시작한지 9년 만이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배달음식 소비 증가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인수 효과 덕분이다. 이 여세를 몰아 종합 외식 기업으로 도약, 매출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하겠다는 것이 bhc의 목표다.

아웃백이라는 든든한 '백'

18일 bhc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이 6164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치다. bhc는 독자경영을 시작한 이듬해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2019년 4047억원, 2020년 4776억원, 2021년 6164억원으로 3년 연속 큰 폭의 성장을 이어왔다.

다양한 외식 분야로의 확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bhc는 그동안 종합 외식 그룹을 노리는 '탈(脫) 치킨' 전략을 구사해왔다. 포화상태에 이른 치킨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bhc는 bhc치킨을 비롯해 2014년부터 한우 전문점 '창고43', 순댓국 전문점 '큰맘할매순대국', 소고기 전문점 '그램그램', 족발 전문점 '족발상회'에 이어 프리미엄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까지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몸집을 불렸다. 

지난해 매출은 아웃백 인수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bhc는 지난해 11월 국내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인수했다. 이후 매출이 bhc의 연결 실적에 포함되며 매출이 늘었다. 아웃백을 제외하면 bhc의 매출은 5500억원대다.

bhc가 올해 매출 목표를 1조원으로 잡은 것도 아웃백이라는 '백'이 있어서다. 아웃백은 연간 1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아웃백의 매출은 3927억원이었다. 아웃백 인수 효과는 또 있다. 소비자들에게 치킨에 국한됐던 bhc의 이미지를 '종합 외식 기업'으로 인식시킬 수 있다. 장기적으로 bhc가 노리는 부분이다. 

교촌 제치고 BBQ 보내고

지난해 bhc의 매출액은 연결 기준으로 업계 1위다. 공격적 인수합병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연결 기준 bhc의 매출은 교촌F&B(5076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많다. 제너시스BBQ(3663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교촌, bhc, BBQ, '빅3'로 나눠지던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이 이제 1·2위인 교촌과 bhc의 '양강'으로 굳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3위인 BBQ는 지난 2016년 bhc에 2위 자리를 내준 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t201@

bhc는 과거 제너시스BBQ그룹의 자회사였다. 이후 제너시스BBQ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bhc를 미국 사모펀드(PEF)인 로하튼코리아에 매각되면서 BBQ그룹에서 분리됐다. 당초 BBQ에서 bhc의 매각을 담당하던 박현종 현 bhc 회장이 bhc로 자리를 옮기면서 독자경영을 해왔다. 박 회장은 공격적 마케팅과 제품 경쟁력으로 bhc를 성장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교촌과 bhc의 매출은 5000억원 이상으로 올라선 반면, BBQ는 아직 3000억원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1위 2위 사업자와 3위 사업자 간의 매출 격차가 2000억원 이상으로 벌어져 교촌과 bhc의 양강으로 굳어져 가는 모양새"라고 평했다. 

외형은 갖췄지만

bhc는 빠른 외형 확장과 비례해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아웃백 품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일각에서 bhc가 원가절감을 위해 주요 메뉴의 재료를 바꾸는 등 품질이 크게 저하됐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결국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지만 후폭풍은 여전하다.

실제로 일부 메뉴 구성과 런치 타임 서비스 등이 바뀌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bhc 인수 직후 아웃백이 주요 메뉴의 가격을 인상했던 것도 이런 소문에 부채질을 했다. 그동안 아웃백은 '스테이크 전문', '고급화' 등의 타이틀로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 중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해왔던 곳이다. 업계의 관심은 과연 아웃백이 bhc 산하에서도 기존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쏠려있다.

bhc그룹이 보유 중인 브랜드, 아웃백도 이젠 한솥밥을 먹게 됐다. / 사진=bhc그룹 홈페이지 캡처

최근에는 가맹점 원부자재 가격 인상 논란도 불거졌다. bhc는 지난해 일곱 차례에 걸쳐 가맹점주에 공급하는 닭고기와 기름 등 필수품목의 공급가를 인상했다. bhc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기준 32.4%로 동종업계에서 가장 높다. 일각에서는 bhc의 높은 영업이익률이 가맹점에 원부자재 가격 부담을 떠넘기면서 본사 마진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bhc는 업계에서 주목할만큼 빠른 성장을 이뤘다. 올해 매출 1조2000억원을 달성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업계에서는 bhc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영능력을 통해 현재 겪고 있는 각종 리스크들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보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bhc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지향점은 종합 외식 기업"이라며 "아웃백을 인수한 것도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 중 하나다. 다만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고질적으로 갖고 있는 다양한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보여줘야 한다. 아웃백 인수로 외형은 갖췄지만 내실까지 갖추기 위해서는 좀 더 치밀한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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