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30초만에 입장권이 동난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를 지난 14일 찾았다. 매년 연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한해 뷰티 시장의 트렌드를 한 눈에 볼수 있는 뷰티업계의 '빅 쇼'로 자리잡았다. 올해 행사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곳은 색조 화장품이었다. 곧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색조 화장품에 눈길이 쏠렸다.
2만원 아깝지 않다
올리브영 페스타는 연간 1억1000만건이 넘는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해의 뷰티 트렌드를 결산하는 '올리브영 어워즈'를 오프라인 전시장으로 옮긴 연말 행사다. 상품 판매가 목적이 아닌, 브랜드와 상품 경쟁력을 알리는 일종의 '뷰티 테마파크'인 셈이다.
이 행사는 올리브영의 주 고객층인 10~30대 여성층에서는 이미 '득템 기회'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2만원이 넘는 입장권은 오픈 1분 30여초 만에 사전 판매가 매진됐다. 행사장에서 열리는 이벤트를 통해 입장권 가격을 웃도는 제품을 받을 수 있어 '꼭 가야 할 행사'로 입소문이 나면서다. 행사 기간 5일간 총 2만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올리브영 페스타는 '산타 빌리지'를 컨셉트로 잡고 연말 분위기를 냈다. 1500평 규모의 공간을 둘로 나눠 1관은 화려한 장식을 내세운 '산타 빌리지'로, 2관은 북유럽 느낌의 '노르딕 포레스트'로 운영한다.
참여 브랜드는 총 97개다. 이 중 50%가 올리브영에 입점한 지 채 3년이 되지 않은 새로운 브랜드다. 올해 올리브영 어워즈를 수상한 128개 상품 중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 비중은 82%에 달한다. 올리브영이 발빠르게 트렌드를 잡아 중소 브랜드를 발굴해 육성한 결과물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한국 화장품 시장의 다양성을 한 차원 끌어올리면서 중소 브랜드의 상품 기획력과 채널 갈증을 풀어줬다"며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상품을 떡잎 단계에서부터 알아보고 발굴·육성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가고 색조 왔다
행사장에 설치된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비슷비슷한 '공장제 부스'가 아닌, 각 브랜드의 '색깔'을 살린 부스들이었다. 부스 앞엔 산타 복장을 한 브랜드 직원들이 고객들을 맞고 있었다.
현장에서 가장 열기가 뜨거웠던 부스는 색조 브랜드였다. 색조 브랜드 부스 앞엔 긴 줄이 이어졌다.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데다 내년에는 마스크 의무화까지 해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침체했던 색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이미 색조 시장은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전체 상품군 중 성장폭이 가장 컸던 제품은 색조 화장품이다. 올리브영 어워즈에서 립 메이크업 부문 1위에 오른 '롬앤'은 올해 11월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108% 늘었다. 지난해 9월 입점한 '어뮤즈'는 같은 기간 매출이 8배 이상 급증했다.
이날 올리브영 페스타에 방문한 A씨는 "코로나19로 마스크를 계속 쓰고 다니면서 색조 화장을 잘 안 하게 됐는데 마스크를 벗는다면 다시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게 될 것 같다"며 "색조 제품 구매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올리브영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프리미엄' 브랜드도 눈에 띄었다. 주로 백화점을 판매 채널로 삼았던 크리니크, 어반디케이, 모로칸오일 등이 부스를 차리고 신생 브랜드들과 경쟁했다. MZ세대를 잡기 위해 MZ세대의 채널인 올리브영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실력있는 브랜드를 발굴하고 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것이 올리브영의 역할"이라며 "국내 중소기업들이 K뷰티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