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의 코스메틱 부문이 더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유통채널이 확대되면서 매출이 커지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떨어지고 있다. 마케팅 투자와 신규매장 오픈 비용이 늘어난 탓에 발생한 일종의 '성장통'인데, 수익성이 높은 백화점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내실없는 성장' 이유는
23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 사업인 '코스메틱' 부문 작년 국내 매출은 3491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코스메틱 부문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에도 △2020년 3292억원 △2021년 3372억원 등 꾸준히 성장했다.
매출 성장 배경은 주요 유통채널 확대에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코스메틱이 입점한 백화점 점포는 △2019년 91곳 △2020년 108곳 △2021년 132곳 △144곳으로 매년 늘고 있다.
반면 내실은 좋지 않다. 최근 3년간 코스메틱 부문 연간 영업이익은 △2020년 313억원 △2021년 200억원 △2022년 135억원으로 감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브랜드 육성에 투자하면서 마케팅 비용과 신규점포 인테리어 투자 비용이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규점·기존점 보완 투자로 775억원을 사용했다. 기존에 예상했던 투자액(587억원) 보다 32% 늘어난 것이다.
신규 브랜드 판권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점도 부담이었다. 이 회사는 작년 12월 프랑스 뷰티브랜드 로라 메르시에, 이탈리아 헤어케어 브랜드 다비네스 등 해외 뷰티회사의 국내 판권을 인수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뷰티 브랜드는 작년 15곳에서 현재 22곳으로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편집샵 라페르바 입점 브랜드를 합산하면 30곳 이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면세점 입점 브랜드가 타격을 받은 것도 이유다. 회사 측은 "코로나로 중국 고객이 줄면서 백화점은 영향이 덜했던 반면, 면세점에는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면세점 대신 백화점에 집중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스몰럭셔리(작은사치)' 트렌드를 공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2019년 56곳에 달했던 면세점 점포를 지난해 12곳까지 줄였다. 회사 측은 "폐점한 면세점과 함께 수익성이 낮은 면세점을 정리하면서 운영매장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 기간 쇼핑몰·아울렛·단독매장도 11곳에서 10곳으로 감소했다. 럭셔리 브랜드 판매 효과가 좋은 백화점 위주 유통채널로 재편하고 있는 것이다.
또 향수를 강화해 올해 불황형 소비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선물용으로 고가의 가방 등 대신 향수를 사는 '작은사치' 수요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가 최근 니치 향수 힐리(Heeley) 국내 유통권을 확보하고 향수 판매에 공들이는 이유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소비가 양극화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패션·뷰티업계 전반적으로 명품 브랜드에 주력하고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