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최근 새 이사회 멤버로 재무전문가를 영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의도된 적자'를 끝낸 쿠팡의 재무적 안전성을 다질 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지난 9일 엠버린 투바시(Ambereen Toubassy) 이사를 이사회에 선임했다. 투바시는 미국 클라우드서비스 업체 에어테이블(Airtable)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스탠퍼드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한 후 투자은행 골드막삭스 등에서 일한 재무전문가다. 미국 콘텐츠 제작회사 퀴비(QUIBI) CFO를 맡아 7억5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미국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투바시 신규이사는 고객경험 중심 기업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은 노련한 재무리더"라고 평가하면서 "쿠팡의 과감한 혁신과 투자에 중요한 조언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3분기 쿠팡은 로켓배송을 시작한지 8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작년 4분까지 흑자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8년간의 '의도된 적자'가 끝나고 새로운 재무전문가가 영입된 것이다.
올해도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쿠팡은 외부 투자 유치와 재무적 안전성이 필수적이다. 최근 누적 자본지출(CAPEX)은 △2019년 2억1782만 달러 △2020년 4억8463만 달러 △2021년 6억7366만 달러 △2022년 8억2426만 달러로 늘었다. 매년 1억5000만~2억5000만 달러를 물류 인프라 투자에 사용하고 있다.
쿠팡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2022년 연간보고서를 통해 "마케팅 채널을 확대하고 풀필먼트센터 인프라와 기술적 개발, 직원 고용을 위해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밖에 여러 앱과 웹사이트 개발 지원 등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영국 첨단 리테일 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부산에 자동화 물류센터 고객풀필먼트(CFC) 건립을 시작한다. 이 회사는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6개 자동화 물류센터를 추가할 계획이다. SSG닷컴도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 기술력을 이마트 매장에 위치한 물류공간 'PP(Picking&Paking)센터'에 적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지속적인 물류 네트워크 투자를 통해 재고관리 역량이 강화됐다"면서 "올해 물류 투자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