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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복합몰 1년]③신세계 보행로 논란 등 끝 모를 잡음

  • 2023.06.15(목) 06:50

백화점 증축 위해 도로 없애고 2·3층 대체 보행로
역사보존 목소리도…지역상권 상생·교통 대책 '과제'

광주광역시 복합쇼핑몰을 두고 시장 규모를 넘어선 과도한 개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인허가 등을 둘러싼 잡음도 일고 있다. 일각에선 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행정 지원으로 광주 시장 규모에 걸맞은 적정한 복합쇼핑몰 선정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신세계백화점 증축 계획도 / 그래픽 = 비즈워치

멀쩡한 도로 내어준 광주시

잡음이 나는 곳 중 하나는 신세계가 추진하는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다. 신세계는 현재 이마트 광주점과 옛 모델하우스 부지를 통째로 신규 백화점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인데, 계획대로라면 세계 최대 규모인 부산의 신세계 센텀시티와 맞먹는 규모의 백화점이 광주에 들어선다. 문제는 이 대형 개발사업 부지에 광주시 소유 도로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 도로는 이마트와 옛 모델하우스 사이에 있는 83m 도로로, 보행자 통행이 많은 곳이다.

작년 11월 광주신세계는 광주시 소유 도로의 선형 변경이 담긴 '지구단위계획 수립 주민제안서'를 광주시에 제출했다. 광주시 소유 도로를 신세계의 사업부지로 편입하는 대신 117m 길이의 대체 도로를 개설해 'ㄱ자' 형태로 기부채납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대 교통혼잡 해소를 위해 백화점 인근 광천사거리에 지하차도를 설치하겠다고 제안했다. 광주시는 오는 16일까지 '복합시설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결정' 입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듣고 있다. 

광주시의 행정처리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사기업의 사업을 위해 시 소유의 도로를 내주는 사례가 흔치 않은 데다가 광주신세계가 제안한 대체 도로가 1층이 아닌 2~3층에 계획돼, 보행권이 침해될 수 있어서다. 국토교통부 훈령의 지구단위계획수립지침을 보면 '보행 동선은 계획구역 및 구역 외 지역과 원활한 보행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고 장애인·노약자 등의 보행에 불편이 없도록 계획한다'고 명시돼있다. 

신세계는 2015년 이 부지에 특급호텔과 쇼핑시설 등이 들어서는 '지역친화형 랜드마크 복합시설'을 개발하려다 정치권 반대에 부딪혀 2020년 사업을 보류했다. 당시에도 시 소유 도로 편입이 특혜성 인허가 논란을 불렀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 증축 계획은 작년 선거 때 광주 복합쇼핑몰이 관심을 받기 전부터 추진됐던 사업"이라며 "백화점 증축이 광주시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은 만큼, 시와 협의를 통해 보행로 등에 대한 수정·보완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백화점 확장 개발 계획이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조건부 통과한 뒤 지구단위 계획구역 지정 절차에 들어간 것과 달리 공모방식으로 진행되는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인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는 사업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광주 지역 일각에선 신세계가 '복합쇼핑몰'보다 '백화점'에 관심이 더 많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통 과제 상생과 교통

현대백화점그룹이 추진하는 '더현대 광주'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에 대한 보존 목소리가 있다. '더현대 광주'를 포함한 '챔피언스시티'가 들어서는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가 1930년대에 지어진 건축자산으로, 보존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다.

광주 북구 임동에 자리한 전남방직·일신방직은 광주 도심에 남아 있는 거의 마지막 근대산업유산으로 꼽힌다.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중반 건축된 후 현재는 당시의 철골구조 화력발전소와 물 저장시설 등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챔피언스시티' 개발사 측은 방직공장 건축물 등을 활용한 1만㎡(3000평) 규모의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으로, 보존 목소리에 대응하고 있다.

광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과 상생, 교통 대책 등은 공통 과제다. 현대백화점은 △1700㎡(500평) 규모의 상생 판매공간 △소상공인 상품 제작 공간과 온라인 판로 확대 채널 △현지법인 '더현대 광주' 설립 △통합 멤버십(h포인트)의 지역화폐 전환 등을 추진한다. 신세계도 △현지법인 '스타필드 광주' 설립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 △'별마당 도서관'과 '스포츠파크' 개방 등의 방안을 내놨다. 향후 구체적인 상생 방안이나 추가적인 교통 대책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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