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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복합몰 1년]②승자의 저주냐 독식이냐

  • 2023.06.14(수) 06:50

너도나도 뛰어든 광주 복합쇼핑몰 경쟁
복합쇼핑몰 무더기 오픈하면 출혈 우려

승자 독식인가, 승자의 저주인가.

광주광역시 복합쇼핑몰 개발에 뛰어든 유통회사들은 갈림길에 서 있다. 광주시에 몇 개의 복합쇼핑몰이 개발되느냐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되어서다. 인구 142만 명의 광주시에 여러 곳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자칫 '출혈경쟁'을 불러올 수 있다. 반면 적정수준이라면 복합쇼핑몰을 선점하는 곳이 전라남도 상권의 주도권을 쥐게 되게 된다.

광주 복합쇼핑몰·백화점 개발 후보지 / 그래픽 = 비즈워치

광주 상권 주목받는 이유

현재 광주의 대형 유통점포는 △신세계백화점·롯데백화점·NC백화점 △롯데아울렛 광주수완점·광주월드컵점 △롯데마트 첨단점·광주수완점·상무점·월드컵점, 이마트 광산점·광주점·봉선점, 홈플러스 광주하남점·계림점·동광주점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인구 142만 명이 넘는 광주 규모를 감안하면, 제대로 된 복합쇼핑몰이 없다. 

광주 지역 개발은 더딘 편이지만 현재 입점한 유통회사 입장에선 나쁠 것은 없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알짜 상권이어서다. 신세계 계열사인 광주신세계의 지난 1분기 매출은 446억원, 영업이익 137억원 수준이다.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영업이익률이 30.7%에 이르는 알짜 계열사인 것이다. 롯데도 광주에서 운영하는 아울렛 두 곳의 수익이 좋은 편이다. 특히 광주수완점은 전국 롯데아울렛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매장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복합쇼핑몰 1~2곳 적당"

이 가운데 광주에 점포가 없었던 현대백화점이 복합쇼핑몰 개발을 가장 먼저 발표하면서 지역 유통업계는 요동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광주 시내 노른자인 전남방직‧일신방직 부지까지 확보하며 선점 효과도 보고 있다. '더현대 광주'와 함께 특급호텔, 업무시설 등이 들어서는 '챔피언스시티'는 광주시의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광주시도 이 지역을 '전략적 중심 상권'으로 지목하고 있다.

'더현대 광주'와 차로 2~3분 거리에 광주신세계백화점이 있다. 걸어서도 15분이면 도착할 정도로 두 곳의 위치는 가깝다. 신세계가 현재 광주신세계백화점을 확장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광주신세계백화점과 신축 예정인 '더현대 광주'의 체급 차이가 너무 나서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함께 인근 이마트와 옛 모델하우스 부지를 합쳐 몸집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에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를 건설해 외곽과 도심을 모두 공략하겠다는 심산이다. 

여기에 롯데도 어등산 관광단지 공모 사업에 뛰어들거나 광주 북구 우치공원 개발에 나서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공모방식으로 진행되는 어등산 관광단지를 두고 신세계와 롯데가 경쟁을 벌이거나, 어등산 관광단지와 우치공원이 모두 개발될 수도 있다. 두 곳이 모두 개발되면 광주 외곽에 2개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서게 되고 출혈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기존 백화점과 아울렛 점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롯데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유통 3사의 계획대로라면 광주에 최대 3곳의 복합쇼핑몰이 건설되고 초대형 백화점 한곳이 증축되게 된다. 이 경우 유통 3사는 출혈경쟁으로 개발비도 회수하기 힘든 '승자의 저주'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적정한 수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사업자는 광주를 비롯한 전라남도 시장의 주도권을 쥐는 승자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주 등 전라남도 상권은 큰 규모의 상권이 아니다"며 "광주 상권 규모를 보면 복합쇼핑몰 1~2곳 정도가 적당하지만, 시장을 빼길 수 없는 유통사들이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광주시는 사업 여권을 갖춘 사업자 모두에게 복합쇼핑몰 문을 열어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경우 출혈 경쟁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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