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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빅3, 그들은 왜 '광주'를 택했나

  • 2022.09.03(토) 10:05

[주간유통]현대百·신세계, '광주 프로젝트' 발표
롯데도 부지 선정 고심 중…'광주 대첩' 열릴 듯
호남 상권 선점 경쟁…부지 등 해결 과제도 산적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주간유통]은 비즈니스워치 생활경제부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주간유통]을 보시면 한주간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벌어진 핵심 내용들을 한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편집자]

광주에 쏟아지는 관심

요즘 매주 광주에 갑니다. 정말 정신이 없어요.

최근 만난 한 백화점 업체 관계자의 말입니다. 광주에 대형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일 겁니다. 현대백화점을 필두로 신세계, 롯데까지 전라남도 광주에 모이고 있습니다. 다들 광주에 대규모 백화점과 복합 쇼핑몰 등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롯데는 아직 검토 단계이기는 하지만 부지를 알아보고 다니는 것으로 봐서는 아마 롯데도 조만간 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광주는 그동안 유통 업체들에게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던 곳입니다. 호남을 대표하는 도시임에도 유통업계에서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광주를 방문해 '복합 쇼핑몰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껏 광주에 복합 쇼핑몰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던 사람이 많았을 겁니다. 저도 몰랐습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현대백화점입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광주에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잇는 '더현대 광주'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신세계도 최근 기존의 광주 신세계를 확장하고 스타필드 광주를 짓겠다고 나섰죠. 롯데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롯데는 최근 광주를 방문해 복합 쇼핑몰 부지를 알아봤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국내 백화점 빅3들이 잇따라 '광주 프로젝트'를 내놓는 것에 대해 정부의 눈치를 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공약을 했으니 정부에서 무언의 압박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입니다. 광주 현지에서도 지역 개발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반갑기는 하지만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의해 만들지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업체들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입장입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것일 뿐 정부의 압박이나 대통령의 대선 공약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한 백화점 업체 관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왔던 프로젝트였다"며 "우리도 시기적으로 공교로운 부분이 있어 사실 발표 시기도 최대한 그런 추측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척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정부의 입김에 따라 움직이겠느냐. 오래전부터 광주의 가능성을 눈여겨봤고 내부적으로 충분히 검토한 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의 공약이나 그에 따른 정부의 입김이 아닌, 순수하게 사업 타당성을 오랫동안 검토해 준비한 작업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그렇다면 왜 하필 다들 광주로 몰렸을까요. 업계 관계자는 "사실 광주는 쇼핑 수요가 무척 많은 곳"이라며 "하지만 그동안 이런 니즈를 수용할 만한 곳이 제한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광주에는 광주신세계와 롯데백화점이 진출해 있습니다. 이 중 광주신세계가 지역 유통업계에서는 압도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규모 복합 쇼핑몰은 없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광주에서 럭셔리 제품을 구매하려 할 경우 대부분 서울로 향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광주 복합 쇼핑몰을 내세웠을 때 가장 반긴 층은 광주 지역의 젊은 세대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위 돈 있는 사람들은 서울에서 쇼핑에 대한 니즈를 해소할 수 있었지만 지역의 젊은 층은 정작 갈 곳이 없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광주의 핵심 상권인 충장로 지역도 상권이 침체돼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입니다. 

'광주 대첩'이 열린다

광주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백화점 빅3들의 목표는 동일합니다. 호남권의 쇼핑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겁니다. 다만 각자 접근 방식은 다릅니다. 우선 시기적으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현대백화점의 경우 '미래형 문화복합몰'을 내세웠습니다. 서울 여의도에서 큰 성공을 거둔 '더현대 서울'의 노하우를 그대로 가져오겠다는 복안입니다. 이미 '더현대 서울'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 큽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과거 광주 지역의 대표 백화점이었던 송원백화점을 위탁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탁 운영이다 보니 수익의 일부만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다가 광주신세계와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생기면서 지난 2013년 광주 지역에서 철수했습니다. 따라서 현대백화점은 이번 기회를 통해 광주에서 진검 승부를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신세계는 이미 광주신세계를 통해 지역의 대표 백화점으로서의 입지가 확고합니다. 지난해 전국 5대 백화점 점포 매출 순위에 따르면 광주신세계는 매출액 7652억원으로 매출 기준 전체 12위를 기록했습니다. 1위부터 11위까지가 모두 백화점 빅3의 서울과 수도권 매장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성과입니다. 게다가 신세계는 오랜 기간 광주 지역에서 터를 닦아둔 만큼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3069억원으로 광주신세계에 한참 못 미칩니다. 롯데의 입장에서는 광주 지역에서 라이벌인 신세계에 뒤처지고 있다는 사실이 자존심 상했을 겁니다. 여기에 현대백화점과 신세계가 광주에 대형 프로젝트를 앞세워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자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겠죠. 최근 롯데가 광주 지역 분석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넘어야 할 산은

하지만 백화점 빅3가 선보인 '광주 청사진'이 마냥 순조로운 것만은 아닙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신세계의 프로젝트가 많은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부지 문제 때문입니다. 신세계가 스타필드 광주 예정부지로 선택한 어등산 관광단지는 현재 법정 소송 중에 있는 곳입니다. 이 소송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신세계의 프로젝트는 표류할 수도 있습니다. 신세계도 이 문제가 해결돼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어등산 부지는 원래 40여 년간 군부대가 사용하던 포 사격장이었습니다. 이 사격장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자 광주시는 2006년 이 부지에 관광단지를 조성키로 했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포 사격장으로 사용하다 보니 불발탄이 많았고 이를 제거하는 데에만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후 이 지역을 개발할 사업자가 수차례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신세계 '스타필드 광주' 조감도 / 사진제공=신셰계그룹

그러다가 가장 최근에 선정된 곳이 서진건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서진건설과 광주시 사이의 이견으로 광주시가 서진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했습니다. 서진건설은 이에 반발,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서진건설과 광주시 사이의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신세계로서는 리스크를 떠안고 가는 셈입니다. 신세계 관계자는 "소송 문제가 해결된다는 전제하에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신세계나 롯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입니다. 다만 지역 기반이 취약한 만큼 프로젝트가 본격화됐을 경우 발생할 다양한 리스크에 대비해야 합니다. 롯데는 광주 프로젝트에 있어 후발주자인 만큼 신속히 부지를 문제없이 선정하고 빠른 프로세스를 보여줘야 합니다. 이제 백화점 빅3의 '광주 대첩'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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