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담장을 넘은 한화의 미식 공간이 광화문에 상륙했다. 한화푸드테크는 광화문에 하이엔드 외식 플랫폼을 표방한 공간을 론칭했다. 이번 외식업 론칭은 단순한 신규 출점이 아닌, 한화가 그동안 호텔로 쌓아온 미식의 경험을 외부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특급호텔보다 럭셔리하게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전문 자회사 한화푸드테크가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4일 서울 광화문 KT빌딩 West 15층에 상륙하는 '더 플라자 다이닝'을 전격 공개했다. 이곳은 여러 파인 다이닝 브랜드를 하나로 묶은 '하이엔드 F&B 통합 플랫폼'을 표방한다. 한화푸드테크는 호텔 '더 플라자'와 '63 스카이라인 다이닝'이 반세기 동안 축적해 온 미식 노하우와 서비스를 도심 한복판으로 이식해 프리미엄 외식 시장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더 플라자 다이닝'이 자리한 광화문은 수백 년의 역사와 현대 비즈니스가 교차하는 서울의 심장부다. 한화푸드테크가 이곳을 낙점한 배경에는 전통과 현대, 비즈니스와 관광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시간의 흐름'을 미식 경험으로 풀어내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이곳은 약 450평 규모에 13개의 단독 룸을 갖춰 정·재계 비즈니스 미팅과 하이엔드 트렌드 세터들을 정조준했다.
조용기 한화푸드테크 대표이사는 "광화문이 가진 역사성과 동시대성이 공존하는 흐름을 미식으로 해석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현했다"며 "특히 경복궁과 청와대, 북악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풍경은 오직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품격 높은 맛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선사해 더 플라자 다이닝이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미식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도 이번 프로젝트를 면밀히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김 부사장은 F&B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셋을 특히 강조했다"면서 "결국 좋은 서비스와 좋은 식재료가 핵심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주문했다"고 밝혔다.
라이브 하이엔드 미식
공간은 세 개의 레스토랑으로 나뉜다. 한식 '아사달', 중식 '도원·S', 그릴 다이닝 '파블로'다. 방향은 다르지만 세 브랜드의 지향점은 같다. 바로 '라이브 경험'이다. 세 레스토랑은 오픈 키친, 플람베, 테이블사이드 서비스 등 퍼포먼스를 전면에 배치했다.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보는 미식'까지 확장한 셈이다.
'아사달'은 1986년 서울 프라자 호텔(현 더 플라자)에서 문을 연 한식당에 그 뿌리를 둔다. 2002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영부인 로라 부시 여사가 방문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일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여 년 만에 귀환한 아사달은 단순한 복원을 넘어선 현대적 '재해석'의 정수를 보여준다. 24절기의 흐름과 제철 식재료를 코스에 세밀하게 녹여냈으며, 모든 조리 과정을 오픈 키친으로 가감 없이 공개해 신뢰와 역동성을 더했다. 식사 전 오색 젓가락을 직접 고르는 행위 등 전통적 요소를 감각적인 '경험'으로 승화시킨 점도 눈길을 끈다.
'도원·S'는 1976년 국내 특급호텔 최초의 중식당으로 문을 연 '도원'의 헤리티지를 집대성한 상위 확장판이다. 브랜드명의 'S'는 시그니처(Signature), 스페셜(Special), 시푸드(Seafood)를 뜻하며, 이름에 걸맞게 입구부터 초대형 수조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당일 산지에서 공수한 해산물을 고객이 직접 확인하고 조리법을 선택하는 1대 1 맞춤형 서비스는 도원·S만의 전매특허다. 주방에서는 수타면이 만들어지고 테이블에서는 북경오리 플람베가 이어진다. 식사는 물론 조리 과정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인 셈이다. 키를 잡은 유원인 헤드 셰프는 더 플라자 도원에서만 30여 년을 헌신하며 중식의 정수를 일궈온 거장이다.
이번 플랫폼에서 유일한 신규 브랜드인 '파블로'는 불과 숙성의 미학을 내세운다. 28일 이상 공들여 숙성한 스테이크와 직화로 불맛을 입힌 해산물, 여기에 1000종 이상의 와인 컬렉션이 결합해 컨템포러리 그릴 다이닝의 정점을 보여준다.
특히 매장 입구의 거대한 와인 타워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2000만원대의 초고가 와인은 물론, 국내에 연간 단 1~2병만 수입되는 희귀 빈티지까지 전문 소믈리에의 큐레이션을 통해 만나볼 수 있어 와인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따로 또 같이
더 플라자 다이닝은 운영 방식도 기존 외식 브랜드와 사뭇 다르다. 한화푸드테크는 '더 플라자 다이닝'을 개별 레스토랑이 아닌 하나의 플랫폼으로 설계했다. 한 공간에 서로 다른 파인다이닝을 집약해 경험과 운영의 시너지를 끌어올리는 구조다. 조 대표는 "파인 다이닝은 같이 있으면 시너지가 많이 난다"며 "직원들 간 서비스 경쟁은 물론 와인 재고 관리 등도 함께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상은 '경험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이어진다. 광화문 일대에 이미 다양한 파인다이닝과 캐주얼 다이닝이 포진해 있지만, 더 플라자 다이닝은 '아이코닉한 경험'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과거 아사달을 기억하는 고객에게는 추억을, 처음 방문하는 고객에게는 새로운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식"이라며 "기존 아사달의 기물과 메뉴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면서 와인과 서비스가 결합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구조는 자연스럽게 수익성 전략과도 맞물린다. 파인다이닝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통념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조 대표는 "고객이 지불하는 금액 대비 만족도가 높아지면 객단가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파인다이닝이 손익이 안 난다는 말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다양한 미식 콘텐츠와 트렌드로 파인다이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실제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좋은 서비스는 결국 좋은 고객으로 이어진다"며 "맛과 서비스라는 기본에 집중해 다시 찾고 싶은 경험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캐주얼 확장보다는 파인다이닝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