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의 식자재유통·물류 계열사인 SPC GFS가 내년 출범 10주년을 앞두고 매출 2조원을 넘길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SPC그룹 내에서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신성장 동력 계열사인데요. 과도한 부채비율은 고민거리지만, 자본을 보강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2014년 SPC삼립에서 물적분할된 SPC GFS의 주력사업은 △프랜차이즈·휴게소·급식 등에 식품을 공급하는 식자재유통 △그룹 계열사와 외부 고객사를 상대로 한 물류사업 등입니다.
SPC GFS는 단체급식 사업을 강화하고, 지난해 기업간 거래(B2B) 식자재 유통 플랫폼 ‘온일장’을 론칭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죠. 지난 5월 기준 '온일장'은 론칭 1년만에 등록업체 6000여개, 누적 방문자수 63만명을 기록하며 성장 중입니다.
사업 다각화는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년 매출은 1조8041억원으로 2021년보다 7.2% 늘었죠. 내실은 더 좋습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32억원으로 2021년(27억원)보다 5배 가까이 급증했고 출범 이듬해인 2015년 매출(5532억원)과 비교하면 체급이 확 커졌습니다.
올해도 분위기는 좋습니다. 지난 1분기 SPC GFS 매출은 4527억원으로 15.6% 늘었고 이 기간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128.6% 급증했습니다. 내년 출범 10주년을 앞두고 매출 2조원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는 셈입니다.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재무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비율)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작년 말 SPC GFS의 부채비율은 760%에 이릅니다. 2021년 부채비율 1067%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정상 기업의 적정선(200%)을 훌쩍 뛰어넘은 수준입니다.
SPC GFS의 부채비율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은 2019년입니다. 당시 부채비율은 931%로, 2018년(353%)보다 치솟았습니다.
회사 측은 부채비율이 높은 이유로 2가지를 꼽습니다. 농수산물 가격 급등을 대비해 미리 원재료를 사들인 점과 2019년 리스회계 기준 변경입니다. 물류 관련해 임차자산이 많은 업의 특성이 부채비율에 반영됐다는 설명입니다. 리스 계약기간 동안 납부해야할 리스료를 부채로 인식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회계기준 탓만 할 수 없습니다. 식자재유통회사의 작년 부채비율을 보면 CJ프레시웨이 267%, 아워홈 48% 등은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SPC GFS는 부채비율을 낮추고 있습니다. 방법은 2가지죠.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자본에 쌓거나 증자를 통해 자본을 보강하는 법입니다.
SPC GFS는 작년 11월 5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습니다. 2017년 20억원 규모 유상증자 이후 5년 만의 증자죠. 증자 대금은 SPC GFS 지분 100%를 보유한 SPC삼립이 댔습니다. 여기에 영업으로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이 자본 계정인 이익잉여금으로 쌓여 자본이 보강되고 있죠. 지난 3월 기준 SPC GFS의 부채비율은 718%입니다. 작년보다 개선된 것입니다.
부채비율을 적정선까지 떨어트리기 위해선 추가 자본 수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입니다. SPC GFS가 내년 출범 10주년을 맞아 매출 2조원 달성과 부채비율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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