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기부로 생색내고, 다가오는 추석선물 고민까지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에 참여하는 것인데요.
고향사랑기부제도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정부가 최대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 해주고, 기부를 받은 지자체는 기부금액의 30%상당의 답례품을 기부자에게 선물하는 제도입니다.
10만원을 기부하면 10만원을 그대로 세금에서 환급받고, 3만원어치 선물까지 받는 것이죠. 기부하는 개인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무조건 이득을 챙기는 제도인데요.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됐지만 아직도 그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고향사랑기부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기자가 직접 기부하고 선물도 받아봤는데요.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선물까지 공짜로 챙길 수 있으니까 당장 따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1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에 접속하기
먼저 PC나 모바일을 이용해 포털사이트에서 고향사랑기부를 검색하면 '고향사랑e음'이라는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고향사랑기부 전용 홈페이지입니다.
곧바로 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회원가입이 필요한데요. 복잡하진 않고 일반적인 회원가입 절차 정도 진행하면 됩니다. 이 때 입력한 주소와 개인정보로 나중에 답례품을 배송받고, 연말정산 세액공제도 받는 것이니 당연히 해야겠죠.
#2 기부할 지역과 답례품 고르기
회원가입을 했다면 기부할 지역을 골라야 하는데요. 시도 단위 광역지자체에서부터 시군구 기초지자체까지 마음대로 기부지역을 고를 수 있습니다.
이름은 고향사랑기부이지만 반드시 고향일 필요는 없고요. 다만,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주민등록상 거주지만 아니면 기부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시민이라면 경기도와 수원시를 제외한 모든 지자체에 기부할 수 있어요.
딱히 어느 지역에 기부해야할지 모르겠다면 답례품부터 둘러보길 권해 봅니다.
이왕에 내가 원하는 답례품을 주는 지역을 골라 기부한다면 기부도 하고, 원하는 답례품까지 챙길 수 있으니까요. 기부한 지역의 답례품만 받을 수 있거든요.
답례품은 홈페이지에서 둘러보고 고를 수 있는데요. 대충 둘러봐도 전국 자치단체에서 정말 다양한 답례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농축수산물 등 전통적인 지역특산품에서부터 지역상품권, 공연티켓, 각종 관광서비스 등 총 9000종의 답례품이 선택을 기다리고 있거든요.
기자는 해산물을 좋아해서 해산물을 답례품으로 내 건 지자체를 위주로 검색해 봤는데요. 마침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준비한 명품 은갈치 세트가 눈에 띄어서 제주도에 기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3 기부하고 포인트 받기
기부시에 받을 답례품과 기부지역을 골랐다면 이제 기부를 하면 되는데요.
기부금액은 10만원을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입니다.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 해주기 때문이죠. 10만원을 초과하는 기부금은 16.5%만 세액공제 해줍니다.
물론 세액공제와 무관하게 순수히 지자체에 기부하는 것도 가능한데요. 이 때에도 연간 최대 500만원까지만 기부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의 구분 없이 고향사랑기부를 통한 기부금액이 연간 총액으로 500만원을 넘을 수는 없다는 거죠.
세액공제와는 달리 답례품은 기부금액의 30%를 모두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500만원을 기부한다면 답례품 150만원어치를 받을 수 있겠죠.
기부는 계좌이체 외에 신용카드로도 할 수 있어서 당장의 현금이 없더라도 가능합니다. 카드로 하든 현금으로 하든 상관없이 모두 동일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죠.
기자가 제주특별자치도에 10만원을 기부했더니 기부액의 30%인 3만 포인트가 지급됐는데요. 이 포인트로 살 수 있는 선물 중에서 3만 포인트짜리 명품 은갈치 3마리세트를 주문했습니다. 사실상 공짜인데 배송비도 무료네요.
#4 예쁘게 포장된 선물세트가 이틀만에 도착
답례품은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회원가입을 할 때 적은 주소지로 배송받을 수 있는데요. 기자는 목요일에 기부하자마자 답례품을 주문했는데, 이틀만인 토요일에 곧장 배송을 받았습니다.
어차피 세액공제로 돌려받을 금액의 30%를 덤으로 받는 것이어서 사실 답례품의 품질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막상 배송된 답례품은 품질까지 좋아서 만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보통 제주 은갈치를 대형마트에서 구매한다면 마리당 1만원에는 구매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요. 3만원(3만 포인트)에 3마리가 들어 있었고, 게다가 포장까지 예쁘게 돼 있어서 다른 곳에 선물하기도 좋아 보였습니다.
#5 연말정산은 알아서 자동으로 신청
답례품을 받고 기분이 좋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죠? 기자는 내년 1월 연말정산을 할 때, 기부금액인 10만원을 그대로 세액공제로 돌려받게 됩니다.
보통 종교단체 기부금이나 정치기부금의 경우 기부금 영수증을 챙기고, 연말정산 서류에 입력이 잘 됐는지 체크를 해야 하는데요.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는 별도의 신청절차 없이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부정보가 국세청 홈택스에 자동으로 신고되도록 시스템이 연결돼 있기 때문이죠. 혹시라도 기부영수증을 받고싶다면 국세청 홈택스에서 발급받을 수 있고요.
★ 세액공제는 낼 세금을 빼주는 것
세액공제는 낼 세금을 줄여주는 혜택인데요. 이것 저것 다른 항목에서 공제받을 것이 많아서 연말정산 때마다 월급에서 떼인 세금을 모조리 돌려받고 있다면, 고향사랑기부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 연말정산에서 세금을 토해냈거나(징수), 환급액이 적어서 10만원 정도의 환급은 더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무조건 기부하는 것이 유리하죠. 아마 대부분 근로자는 후자에 속할 겁니다.
작년 연말정산 결과(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를 참고하면 그 판단이 좀 쉬운데요. 월급에서 이미 매달 떼서 낸 세금(기납부세액)이 연말정산을 통해 실제 내야할 것으로 계산된 세금(결정세액)보다 많았다면 무조건 환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환급이 아니더라도 추징될 세금을 세액공제금액만큼 줄일 수 있죠.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보는 방법
기납부세액(나라에서 정한대로 월급에서 매달 일괄적으로 떼간 세금)
결정세액(연말정산에서 각종 공제 등 개인의 상황에 맞게 계산된 세금)
차감징수세액(결정세액에서 기납부세액을 빼고 남은 세금)
차감징수세액이 양수(+)이면 세금을 그만큼 추가납부(징수)
차감징수세액이 음수(-)이면 세금을 그만큼 돌려받음(환급)
★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정도는 확인해보자
고향사랑기부는 솔직히 나랏돈으로 기부생색만 내고 선물까지 덤으로 받는 제도인데요. 기부자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론 정부가 이렇게 세금을 막 써도 되는지 걱정도 됩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공짜기부를 하더라도 이렇게 모인 기부금이 지자체에서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도 확인해 보면 좋겠습니다.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에는 각 지자체가 기부금으로 모은 고향사랑기금을 어디에 사용하는지도 공개돼 있는데요. 올해 처음 시행되는 제도여서 아직 구체적인 기금사용계획이 없는 지자체도 있지만, 어디에 어떻게 쓸지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 한 곳도 많습니다.
기자가 기부한 제주특별자치도의 기금사업 계획을 확인해 봤는데요. 올해 연말까지 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제주남방큰돌고래 등 해양생태계 보전 및 해양쓰레기 제거에 사용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가끔 제주여행을 다니는 입장에서 보람된 기부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밖에 강원도 양구군은 양봉농가지원 사업, 충남 부여군은 산불피해 이재민 지원, 전남 순천시는 독거노인의 건강돌봄 AI로봇서비스 개발 등에 활용한다고 하네요.
※ 이 기사는 비즈워치가 만드는 유튜브 채널 [돈워리] 에 업로드한 영상'기부도 공짜 추석선물도 공짜?!'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유튜브 채널 [돈워리]에서 더 많은 세테크, 재테크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