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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의 라면 집착 어디까지…하림, 이번엔 '키즈' 라면

  • 2023.11.01(수) 15:18

하림, 어린이용 HMR '푸디버디' 론칭
라면·볶음밥·국·핫도그 등 24종 내놔
김홍국 회장 주도 '어린이라면'이 메인

김홍국 하림 회장/그래픽=비즈워치

'더미식'과 '멜팅피스'로 간편식 카테고리를 키우고 있는 하림이 이번에는 유아 대상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뛰어든다. '건강식' 중심인 다른 어린이식 브랜드와 달리 라면, 핫도그, 치킨 등 아이들이 선호하는 메뉴를 일선에 배치했다.

특히 더미식 장인라면으로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대한 관심을 보인 김홍국 하림 회장은 이번 어린이 HMR 브랜드 론칭 행사에도 직접 나서 라면 제품을 소개했다. 출시 후 시장에서 애매한 평가를 받은 더미식 장인라면에 이어 이번 '어린이 라면'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골드 키즈' 겨냥했다

하림은 1일 서울 강남구 청담씨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어린이식과 유아식은 영양에 초점을 맞춰 맛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어린이들의 입맛과 영양을 모두 만족시키는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알렸다.

하림의 타깃은 '골드 키즈'다. 출산율이 1 미만을 이어가는 등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이당 지출은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했다. 또한 맞벌이 증가 등으로 어린이의 식사도 집에서 직접 만들기보다는 완제품이나 반제품, 배달 등을 이용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어린이 전용 HMR을 내놓게 된 주요 이유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유소아식 시장 트렌드에 따르면 어린이의 식사를 집에서 직접 조리하는 비중은 36%에 불과했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52%가 완제품이나 반조리 제품을 구매했고 배달도 12%나 됐다.

2013~2022년 합계출산율 및 출생아 수/그래픽=비즈워치

더미식 장인라면과 마찬가지로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는 '자연주의' 콘셉트도 이어간다. MSG를 첨가하지 않고 나트륨은 성인식 대비 20% 이상 줄였다. 실제 푸디버디 라면은 나트륨 함량이 1050~1080㎎으로 일반 라면(평균 1640㎎)의 60% 수준이다. 

프리미엄 콘셉트인 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다. 라면은 4개입 멀티팩 기준 6800원, 개당 1700원이다. 중량이 일반 라면(120g)의 3분의 2 수준인 84g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미식 장인라면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가격대인 셈이다.

'라면광' 회장님

푸디버디 제품은 즉석밥 3종과 라면 4종, 국물요리 5종, 볶음밥 5종, 튀김 5종, 핫도그 2종 등 총 24종이다. 이 중 하림이 주력으로 삼은 제품은 라면이다. 하림은 푸디버디의 연 매출 목표를 300억원으로 잡았다. 이 중 100억원이 라면에서 벌어들여야 하는 몫이다. 일반적으로 부모들이 아이에게 라면을 먹이는 것을 꺼리는데, 아이가 먹어도 좋은 라면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림이 '어린이식'을 선보이면서 메인 제품으로 라면을 선택한 데는 김홍국 회장의 '라면 사랑'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론칭행사에서 김 회장은 어린아이가 먹어도 안전하고 맛있는 라면을 만들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어린이 라면 개발 비하인드를 이야기하고 있는 김홍국 하림 회장/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김 회장은 이전 더미식 장인라면 출시 때도 막내딸이 라면을 먹고 아토피에 걸린 사연을 이야기하며 '건강하고 안전한 라면'을 만들고 싶었다는 말을 한 바 있다. 이날 김 회장은 라면 외 다른 제품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푸디버디 라면 역시 더미식 장인라면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더미식 장인라면은 시장에서 목표 달성에 애를 먹고 있다. 하림은 장인라면 출시 당시 연매출 목표를 700억원으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에 따르면 장인라면의 판매량은 국물라면 기준 20위권이다. 

넘어야 할 산

국내 유아식 시장은 대기업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규모는 상당하지만 뚜렷한 강자가 없다. 국내 영유아식 시장은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등 분유 제조사와 이유식 시장 강자인 베베쿡, 롯데푸드 등이 5000억원대 영유아 가공식 시장을 나누고 있다. 

초록마을, 풀무원 올가홀푸드 등 유기농 식품 전문 매장도 경쟁자다. 장기간 운영해 온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신뢰도를 쌓았고 최근엔 온라인 영역에서도 활발히 확장 중이다. 업계 선두인 초록마을의 경우 연매출이 2000억원대에 달한다.

김홍국 하림 회장/사진제공=하림

최근 하림에 터진 '벌레 통닭' 이슈 역시 론칭 초기 힘을 받아야 할 시기에 악재다. 어린이식의 특성상 위생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공장발 오염 이슈가 나오면서 위생관리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론칭과 함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가장 예민해하는 위생 이슈가 터져 난감할 것"이라며 "공장이 다르다지만 '하림'의 이름을 함께 쓰는 만큼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 건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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