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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4조' 올리브영, '헬스 탭'까지 추가한 속내는

  • 2024.04.03(수) 06:40

앱 내 헬스 큐레이션 '헬스+' 신설
매장 내 판매하지 않는 제품도 취급
뷰티와 헬스 '크로스셀링' 기회 증대

/ 그래픽=비즈워치

CJ올리브영이 플랫폼 내에 '헬스 케어' 탭을 추가했다. 뷰티 시장은 물론 헬스케어 시장까지 선점하려는 의도다. 뷰티 채널 경쟁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AI를 활용한 큐레이션을 통해 건강 제품 고객층을 확보하고 영역을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성별·연령별·건강상태 맞춤 추천

CJ올리브영은 지난달 모바일 앱 내 웰니스 전문관인 '헬스+(헬스플러스)' 탭을 신설했다. 올리브영 탭에서는 뷰티 상품을 취급하고 헬스+에서는 건강기능식품, W케어(여성건강용품), 이너뷰티(섭취를 통해 미용을 관리하는 제품), 면역, 라인케어, 수면 등의 카테고리를 운영 중이다.

올리브영은 기존에도 건강 관련 제품군을 취급했다. 하지만 이제는 별도의 탭을 신설해 헬스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특히 '나에게 맞는 건강기능식품 찾기'라는 검색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눈에 띈다. 성별, 연령(성인, 유아 및 어린이, 청소년, 시니어), 건강 상태(임산부) 등을 본인에 맞게 선택하면 맞춤형 상품을 보여준다. 

올리브영 앱 내 헬스+ 검색 화면 / 사진=김지우 기자 zuzu@

부위별(눈, 피부, 장, 근육 등), 상품 효능별(항산화, 면역관리, 체지방 관리 등) 상세 검색도 가능하다. 상품별 주요 기능과 함량, 단위당 금액, 부가기능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기준 대상별 상품은 유아·어린이 110개, 여성 85개, 청소년 31개, 임산부 20개, 남성 24개, 시니어 5개 등이 검색됐다. 신체부위와 효능을 모두 선택한 결과 값이다. 과거 전체 상품이 나열됐을 때보다 편리해졌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다루지 않는 제품도 취급한다. 수면 카테고리에는 이불, 베개 마사지기, 수면안대, 필로우 미스트 등을 판매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매장 공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헬스 뿐만 아니라 뷰티, 식품,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도 온라인에 더 많은 상품을 입점시켰다"고 말했다.

헬스에 힘주는 이유

올리브영은 "경제 성장 및 사회 발전에 따라 한국 2030세대의 관심사가 '웰니스' 분야로 확장되는 추세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독보적인 큐레이션 및 트렌드 발굴 능력을 바탕으로 '헬시 라이프'를 대표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뷰티채널 경쟁자가 확대되면서 추가 매출 성장을 위해 헬스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초기에는 헬스와 뷰티의 상품 비중이 비슷했는데, 갈수록 뷰티 비중이 커져왔다"면서 "뷰티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헬스 분야를 키워 추가 매출 성장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올리브영은 헬스 상품군의 매출 비중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이소 화장품 매대 / 사진=김지우 기자 zuzu@

올리브영은 '1020세대 뷰티 쇼핑의 장'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최근 다이소가 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하면서 올리브영으로 집중돼 있던 관심이 분산되기 시작했다. 다이소 제품은 올리브영 제품과 용량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소비자에게 낮은 가격으로 제공, 심리적 허들을 낮추고 있다. 올리브영에서 몇 만원에 판매하는 제품이 다이소에서는 5000원 이하 가격에 판매되는 식이다. 

올리브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옴니 채널' 전략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올리브영이 내세운 것은 'AI를 활용한 큐레이션'이다. AI 기술을 접목해 검색기능을 고도화했다. 지난 2022년엔 빅데이터 기반 AI 스타트업 '로켓뷰'를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정교한 맞춤 상품 추천 서비스를 위해 AI 추천 엔진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기대효과는

지난해 올리브영은 매출 3조86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9%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70% 증가한 4607억원을 나타냈다. 국내 H&B 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H&B시장은 멀티숍 경쟁사들의 사업 축소와 철수 등이 이어지면서 올리브영의 천하통일 구도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라며 "화장품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기조적인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리브영 박람회에 전시된 제품들 / 사진=김지우 기자 zuzu@

업계에서는 뷰티 비중이 컸던 올리브영이 헬스 카테고리를 강화해 '크로스 셀링' 기회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가능한 건강을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고 있다. 오픈서베이의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 이상은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고 있다.

따라서 뷰티와 헬스케어 제품 간의 연관 판매를 통해 고객에게 더 많은 제품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매출을 높이겠다는 것이 올리브영의 전략인 셈이다. 더불어 시즌에 따른 수요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뷰티 상품의 수요는 계절이나 특정 시즌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헬스케어 제품군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노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면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까지도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리브영이 이 수요를 공략하기에 나선 것은 자연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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