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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알리서 '햇반 골든 티켓' 이벤트 연 속내는

  • 2024.04.09(화) 09:22

알리 납품 제품에 '골든 티켓' 이벤트 진행
매출 증가율 둔화…업계 "단기간 매출 제고 전략"

/ 그래픽=비즈워치

즉석밥 시장점유율 1위인 CJ제일제당 '햇반'이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에 납품하는 햇반 제품에 경품 이벤트 당첨 '골든티켓'을 넣어두는 식이다.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예년보다 저조한 매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품 마케팅에까지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햇반 사면 '미니골드바' 준다

CJ제일제당은 햇반에 골든티켓 추첨 이벤트를 지난달 18일부터 한 달 간 진행하고 있다. 골든티켓에 당첨되면 50만원 상당의 '5g 미니 골드바'를 증정한다. 대상은 20명이다. 올해 들어 금값이 10% 넘게 오른 상태라,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햇반 골든티켓 / 사진=이커머스 플랫폼 캡처

이번 경품 이벤트는 CJ제일제당이 알리익스프레스 입점을 기념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햇반 제품 중 2만 박스에 대해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플랫폼별 운영하는 통상적인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의 경품 이벤트에 대해 "단기간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고 본다. 이번 골든티켓 이벤트는 지난해 말 11번가 등에서도 진행했던 방식이다. 인기가 급상승 중인 중국 이커머스에 입점한 후 할인과 경품 이벤트를 통해 매출을 늘리겠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다. 
점유율 1위, 매출 증대 박차

햇반은 즉석밥 시장에서 수년째 점유율 1위를 차지해왔다. 닐슨코리아 기준 지난해 국내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은 68%다.

햇반의 지난해 국내외 합산 매출은 850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매출 성장률 자체는 과거에 비해 둔화한 상태다. 햇반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 추이를 보면 △2021년 23% △2022년 18% △2023년 4.3%를 기록했다. 지난해 해외에서는 21% 늘었지만, 국내에서 1.4% 성장하는 데 그친 영향이다.

햇반 연간 매출 추이 / 사진=CJ제일제당

일각에서는 햇반의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한 것은 CJ제일제당이 납품가 갈등으로 쿠팡과 결별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 CJ제일제당과 쿠팡은 납품가 협상이 결렬되면서 CJ제일제당 제품은 쿠팡의 로켓배송이 불가능해졌다.

물론 CJ제일제당이 쿠팡과의 거래 중단 후 가만히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자사몰의 유료 멤버십 비용을 낮춰 고객 확보에 나섰다. 또 11번가·G마켓 등과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커머스 점유율 1위 쿠팡에서 거둬들였던 매출만큼 충족시키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여타 이커머스 플랫폼과는 이용자 수가 크게 차이나서다.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는 쿠팡의 유료멤버십 '와우' 회원 수는 2020년 600만명에서 지난해 1400만 명으로 확대됐다. 

판관비도 오롯이 낸다

CJ제일제당은 알리가 판매자 수수료 면제 정책 등을 펼치면서 급부상하자 알리 입성을 결정했다. 쿠팡의 대체자로 알리를 선택한 셈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알리 내 한국 식품관 'K-베뉴'에 입점해 파격적인 할인 판매에 돌입했다. 햇반 1박스(210g짜리 24개)는 정가 4만4000원에서 45% 할인해 2만4420원에 판매하는 식이다.

이번 알리 입점 기념 골든티켓 이벤트도 그 일환이다. 심지어 CJ제일제당은 이번 이벤트에 알리의 지원 없이 직접 판촉비를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 측은 "현재 알리익스프레스가 지원하는 것은 없다"면서 "다른 셀러들과 동일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CJ더마켓(왼쪽)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햇반

통상 유통채널에서 제품 할인 등의 행사를 진행할 땐 제조사와 유통채널이 판매관리비를 분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행사의 성격, 유통채널과 제조사 간의 협력 정도나 상품의 마케팅 전략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알리의 지원 없이 CJ제일제당이 직접 나서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CJ제일제당이 이번 이벤트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4월 말부터는 나들이, 캠핑 등으로 즉석밥 수요가 높아지는 시기"라며 "업계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인기 플랫폼에서 수요를 공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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