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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커피 지겨운데"…'드롱기 전자동 머신'에 눈길이 갔다

  • 2024.11.06(수) 15:00

[슬소생]전자동 커피머신 드롱기 리벨리아
편의성에 신경 쓴 디자인과 기능 인상적
두 가지 원두 교체 가능한 '빈 스위치 시스템'

드롱기 리벨리아/사진제공=드롱기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 [편집자]

*본 리뷰는 기자가 드롱기로부터 제품을 대여해 3주간 사용한 뒤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캡슐 다음엔 뭐다?

흔히 '맛'은 주관적이라고들 한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평가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지역·문화·종교에 따른 후천적인 이유일 수도, 오이를 역하게 느끼는 DNA 같은 선천적인 이유일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누군가에겐 최고의 진미가 다른 누군가에겐 입에도 댈 수 없는 역한 음식인 사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당장 아무나 잡고 '최애 국밥'을 꼽으라고 해도 뼈해장국과 순대국, 콩나물국밥, 돼지국밥 등 온갖 이름이 나온다. 

주식이 아닌 기호식품이 대상이 될 경우 이런 '맛은 취향 차이'는 더욱 도드라진다. 이탈리아에서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 마시지 않는다. 아메리카노를 파는 곳은 관광객의 주머니를 털고 싶은 곳이다. 반면 지구 반대편 대한민국에선 '물 탄 에스프레소'가 주 메뉴인 스타벅스가 연매출 3조원을 올린다. 동결건조커피에 식물성 크림을 넣은 '믹스커피'도 매년 1조원어치씩 팔린다. 이런 현상을 보면 맛이 주관적이라는 명제는 '참'인 것 같다. 

집에서 이런 전문가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쓸 순 없으니까…/사진=Pexels

하지만 반대 사례도 만만치 않게 많이 찾을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또 '커피'다. 스틱커피를 마시던 사람이 캡슐 커피를 마시면 눈이 번쩍 뜨인다. 캡슐 커피에 만족하는 사람이 전자동 커피머신에 입문하면 캡슐엔 좀처럼 손이 가지 않게 된다(핸드드립은 '편의성'이라는 또다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들 뭐가 '맛있는지' 본능적으로 안다는 의미다.

드롱기가 올해 출시한 신제품 전자동 머신 '리벨리아'는 집에서 캡슐 커피를 애용하던 '중급자'들을 겨냥한 머신이다. 캡슐 커피머신의 최대 장점인 '콤팩트함'을 살리는 동시에 캡슐 커피의 단점인 단조로운 맛을 해결, 캡슐머신 오너들에게 '기기변경'의 유혹을 느끼게 한다. 이번 [슬기로운 소비 생활]에서는 드롱기의 신형 전자동 머신 '리벨리아'를 리뷰해 봤다. 

편의성 끝판왕

드롱기 리벨리아를 받아 본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작다'였다. 가로 너비가 19㎝로 성인 손바닥 한 뼘 정도다. 스팀밀크와 밀크폼을 만드는 우유 컨테이너가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컴팩트'라는 표현이 딱 맞아 떨어진다. 레트로한 베이지 컬러의 본체와 실버 컬러의 추출구는 어느 주방에나 잘 어울린다. 개인적으로도 지나치게 '팝'한 최근의 캡슐 머신 트렌드보다는 이런 레트로 스타일을 선호해 디자인 면에선 만족스러웠다.

기존 커피머신보다 컴팩트한 사이즈를 자랑하는 드롱기 리벨리아/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하지만 진짜 만족은 편의성을 고려한 세심한 배치에 있었다. 우선 리벨리아가 가장 자랑하는 '빈 스위치' 시스템은 두 가지 원두를 교체해 가며 커피를 추출할 수 있도록 했다. 커피 취향이나 음용 시간에 따라 원두 품종을 바꾸거나, 디카페인 원두로 교체해 마실 수 있다. 단순히 컨테이너만 교체하는 기능에 머물지 않는다. 본체에 남은 잔여 원두를 먼저 추출하거나 배출해 서로 섞이지 않게 해 주는 세심함도 갖췄다. 커피 추출구 역시 컵의 높이에 따라 위아래로 높이 조절이 가능해 커피가 튈 염려를 줄였다.

머신 상단부의 3.5인치 컬러 스크린은 18가지 커피를 원터치로 내릴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특정 메뉴를 자주 마실 경우 머신이 취향을 학습해 자주 마시는 커피를 우선적으로 메뉴에 노출시켜 줘 불필요한 터치를 줄여 주는 점도 좋았다. 기자의 경우 오전(~11시)엔 카푸치노를, 점심엔 아메리카노에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한 진한 아메리카노를, 오후엔 일반 아메리카노를 선호하는데 3개 시간대를 구분해 해당 시간대의 선호 메뉴를 맨 앞에 띄워 준다.

상단 LED로 커피의 종류, 추출 중 중단·물보충 등을 원터치로 진행할 수 있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원두 컨테이너를 머신 상단부에 장착식으로 끼우도록 한 건 원두를 교체하는 빈 스위치 기능과 함께 원두 잔량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일반적으로 머신 후방에 위치하는 물통을 측면 배치한 것도 남은 물의 양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다. 물통이 측면으로 오면 물통 용량을 확보하기 용이해지는 또 하나의 장점이 생긴다. 물통 용량이 1.4ℓ로 넉넉하면서도 전면 너비가 5㎝에 불과해 공간 활용에 용이하다. 

이제야 진짜 홈 카페

드롱기 리벨리아 샌드 베이지 모델은 우유 컨테이너가 포함된 머신이다. 몇 년간 캡슐 커피머신을 사용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바로 이 밀크 배리에이션 커피였다. 캡슐커피도 두 개의 캡슐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라떼 등의 메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제조 공정상 우유보다는 분유에 가까운 맛으로,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리벨리아는 라떼뿐만 아니라 쫀득한 밀크폼을 내는 카푸치노, 라떼 마키아토, 플랫화이트, 코르타도,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등 본인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밀크 배리에이션 음료를 제조할 수 있다. 

우유 컨테이너의 경우 모든 부품을 식기세척기에 넣을 수 있어 위생적으로도 안심이다. 우유 컨테이너를 사용한 뒤엔 LCD 화면에서 우유 컨테이너를 세척할 것을 '수 차례' 권고한다. 우유를 넣은 커피를 즐기지 않는다면 토출구를 교체해 뜨거운 물이 나오도록 사용할 수도 있다. 라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우유 컨테이너 하나만으로도 본전은 뽑았다는 생각이 들 만하다. 

물통이 측면부에 자리잡아 공간 활용이 용이하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주요 기능 중 하나로 꼽았던 '빈 어댑트 시스템(원두 종류를 입력하면 분쇄도 등을 추천)'은 원두 종류 두 가지, 로스팅 정도 4가지의 8개 분류에 따라 분쇄도를 추천하는 단순한 방식이다. 최근의 'AI 추천' 트렌드를 연상하면 안 된다. 디스플레이 활용을 위한 구색맞추기용 기능으로 보인다.

원두 추출 후 커피 퍽(추출 후 나오는 원두 덩어리)과 잔수를 모아 두는 트레이가 4개 부품으로 이뤄져 있어 세척이 다소 번거롭다는 점, 거의 모든 전자동 머신의 단점이지만 트레이 내부에 퍽과 원두 가루가 깔끔하게 모이지 않는다는 점도 다음 버전에서는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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