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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심재철에 직격탄…"교묘한 스토리텔링"

  • 2019.12.04(수) 16:49

산은 회장 간담회 "우리들병원 대출 문제없다"
"근거없는 의혹, 정치 쟁점화 안타깝다"
"한국 불신의 골 깊다. 뒷다리만 잡아"

4일 KDB산업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기자들에게 3가지를 "꼭 써 달라"고 부탁했다.

①우리들병원 대출 의혹을 제기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강만수 전 산은 회장을 면담해라 ②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미련을 버린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감사하다 ③외부 인재 영입을 위해 산은의 경영 자율성을 확보해 달라.

이 외에 최근 그가 제기한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합병 주장에 대한 질문엔 "정부에서 얘기하지 말라고 해서 않겠다", 국내 경제 전망에 대해선 "10~20년 뒤 잘못하면 망한다", 2여 년간의 재임기간 소회에 대해선 "대한민국은 불신의 골이 깊다. 비난하고 뒷다리만 잡는다" 등 소신 있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동걸 산은 회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① 우리들병원 의혹? "대선과 교묘한 스토리텔링"

이날 간담회에선 최근 심재철 의원이 제기한 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 관련 질문이 많이 나왔다. 2012년 우리들병원이 산은으로부터 1400억원의 대출을 받았는데 당시 이 병원의 원장은 개인회생을 신청한 상태였다. 산은은 2017년에도 796억원을 추가로 대출해줬다. 이 모 원장은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허리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회장은 대출 과정에 문제는 없었다며 근거없는 의혹이 정치 쟁점화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회장은 "대출 절차나 결정 기준에 하등의 문제될 게 없다면 문제 삼지 않는 게 맞다"면서 "왜 이리 쟁점이 되느냐"라고 반문했다.

의혹을 제기한 심 의원도 비판했다. 이 회장은 "모의원이 2012년과 2017년 대선기간과 교묘한 스토리텔링을 엮었는데 확인을 해야한다"면서 "강만수 전 산은 회장에게 가서 물어보라"라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이 모 원장이 개인회생을 신청한 상태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산은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국가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모 원장은 2013년 3월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가 한 달 뒤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개인회생이 악용되지 않도록 신청 이후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 법원의 승인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개인회생 신청사실을 금융기관이 알지 못하는 구조다.

이 회장은 "(사내에) 국가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해보라고 했다"면서 "(그 결과를) 정부에 제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② 아시아나? "미련버린 박삼구, 훌륭한 기업인 덕목"

최근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선 "양쪽(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합리적 결정을 강력히 기대한다"면서 "산은은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해서도 안된다"라고 말했다.

채권단인 산은이 박삼구 전 회장 등에 대한 대출을 연장해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정책적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특별히 달라질 이유가 있을까, 달라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내년 대출 연장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회장은 "다시 한번 박 전 회장에 감사하다"면서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면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는데 미련을 버리고 아시아나항공을 살리는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 훌륭한 기업인의 덕목"이라고 칭찬했다.

③ 외부 수혈? "내 월급, 시중은행 부행장 절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에 대비해 외부 인력 수혈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국책은행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동걸 회장은 "산은은 정부의 관리 감독 하에 있다"면서 "외부에서 데려오고 싶어도 산은 부행장 월급 수준으로는 데려올 수 없다"라고 말했다. "내 월급이 시중은행 부행장 반밖에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원천적으로 국책기관은 한계가 있다. 극복하는 게 큰 과제"라며 "새 일을 할 때는 외부 인력을 자유롭게 데려와야 하는데 국책은행은 한 손을 뒤에 묶고 경쟁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내년 계획을 말하는 과정에서 산은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아니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에서 산은에 돈을 펑펑 준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정부 돈만 받아 정책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산은이 번 돈으로 정책을 한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 돈을 벌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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