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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리그테이블]'선방' 씨티·'깜짝' SC제일

  • 2020.05.19(화) 16:03

1분기 순익 씨티 소폭 감소…SC제일 23.4%↑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올해 1분기 성적이 엇갈렸다.

씨티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실적을 낸 반면 SC제일은행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순익을 크게 끌어올렸다.

◇ '선방' 씨티·'깜짝 실적' SC제일 

올해 1분기 씨티은행은 598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601억원에 비해 0.5% 줄며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1분기 씨티은행의 총수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기타영업수익)이 330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005억원)와 비교해 10.1%로 늘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적 상승의 발목을 잡은 것은 판매관리비였다. 올해 1분기  21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2% 증가했다.

SC제일은행은 올해 1분기 938억원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60억원)보다 23.4% 증가한 깜짝 실적이다. 증가폭은 은행업계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가 SC제일은행에 기회가 됐다.

SC제일은행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영향으로 금리, 환율 관련파생상품 트레이딩 수익이 늘어 전체적인 수익이 증가했다"며 "대출자산과 자산관리부문 수수료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SC제일은행의 수수료수익은 56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27억원보다 32.6% 늘어나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순익 벌어지는 이유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외국계 두 은행의 순익을 비교하면 씨티은행이 SC제일은행을 앞질러왔다.

SC제일은행은 2014년과 2015년에는 적자를 내다가 2016년에서야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씨티은행은 꾸준히 흑자를 내왔다.

2016년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SC제일은행이 흑자전환에 성공함과 동시에 씨티은행의 순익을 따라잡기 시작하더니 2017년과 2019년에는 씨티은행을 앞지르기도 했다.

이는 두 은행의 영업전략이 정반대 노선을 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씨티은행은 소매금융 대신 WM(자산관리)분야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반면 SC제일은행은 한때 '한국 철수설'에 시달린 이후 소매금융을 강화했다.

영업점의 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말 씨티은행의 영업점포(지점+출장소)는 133개였고 SC제일은행은 254개였다. 이후 지난해 말 기준 한국 씨티은행의 영업점포는 43개로 크게 줄어든 반면 SC제일은행은 216개로 감소하는 데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C제일은행의 총자산 증가속도가 씨티은행보다 빨랐다.

올해 1분기 씨티은행의 총 자산은 52조217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보다 0.1% 줄어든 반면 SC제일은행의 총 자산은 81조119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2.15% 늘었다.

은행의 총 자산은 통상 예수금과 대출금을 합해 계산한다. 즉 자산이 많을수록 운용할 수 있는 자금도 많아지고 기대할 수 있는 이자수익도 높다는 얘기다.

이에 씨티은행 역시 그간 WM 중심의 전략을 소폭 수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디지털 뱅킹을 고도화해 사업영역을 다시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기업금융, 소비자금융, 자금시장부문, WM사업과 개인신용대출에 걸친 핵심사업 분야에서 고객 성장 동력이 나타나고 있다"며 "비대면채널, 제휴확대, 고객보호를 통해 더 나은 제공을 위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지속적으로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반대로 WM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모바일과 PC를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웰쓰케어(WealthCare) 웹 세미나'를 진행한 바 있다.

콜린 치앙 SC제일은행 자산관리본부장은 "앞으로도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적극 수렴해 세무·금융·경제 분야를 포함한 고객의 생애 전반에 도움이 되는 다양하고 시의성 있는 주제를 웹 세미나에서 선보일 것"이라며 WM 강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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