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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코로나 시대 '보험의 꽃'은 시들어갑니다

  • 2022.01.15(토) 06:10

설계사 소득 4명중 1명 30% 이상 감소
"영업실적 큰 영향 있었다"는 39%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주]

보험업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병원 이용, 자동차 운행 등이 감소하면서 보험금 청구가 줄어들어 반사이익을 봤죠. 물가가 급격히 오르며 금리상승 흐름도 나타나고 있고요. 비대면 강화 흐름에 맞춘 디지털화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그런데 업계가 마냥 웃을 순 없는 모양입니다. '보험의 꽃'으로 불리는 보험설계사들이 시름시름 앓고 있어서입니다. 보험업계 전통인 대면 영업방식이 빠르게 비대면으로 변화하고 있는 데다, 인구 고령화와 저성장, 저출산 악순환으로 보험 가입자는 갈수록 줄고 있죠.

최근 보험대리점(GA)협회에서 이런 절망스러운 상황을 담은 '보험설계사 영업활동 인식조사'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전문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와 공동으로 실시됐고요. 지난해 12월 1일부터 같은 달 17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 됐습니다. 총 2144명이 최종 응답을 완료했고요. 자세히 한 번 살펴볼까요?

먼저 코로나19로 영업실적에 얼마나 영향이 있었는지 물은 결과, '영향이 있었다'는 응답이 51.2%로 나타났습니다. 매우 영향 있었음이 38.5%, 약간 영향 있었음이 12.7%를 각각 구성하고 있었구요. 경력이 짧고 소득이 낮았던 설계사의 피해가 특히 컸습니다. 5년 미만의 경력자의 59.5%, 월 평균소득 200만원미만의 67.1%가 '영향이 있었다'고 응답했거든요.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코로나19로 인해 설계사 51.0%가 20%이상의 소득감소를 겪었고요. 4명중 1명의 설계사(26.2%)가 30% 이상의 감소가 있었다고 응답해 상황의 심각성을 짐작케 했습니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영업활동을 어떻게 제약했을까요? '고객의 소비심리 위축'이 52.4%로 과반이상을 차지했구요. 두 번째로는 '고객의 대면만남 기피'가 35.7%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만 있을 순 없겠죠. 고객들이 만남을 피하면서 설계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등 온라인 서비스로 영업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대면뿐만 아니라 비대면(블로그, 유튜브, 홈페이지 등) 방식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는 대답이 75.8%로 조사 됐거든요.

GA협회 관계자는 "대면 영업에서 비대면으로 전환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GA업계도 온라인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습니다.

2017년 4월 시행된 다양한 상품의 비교판매는 GA업계의 주요한 판매 장점으로 정착됐다고 하는데요. 이는 소속 보험설계사 500인 이상인 대형 GA에 대해 보험상품 판매시 다른 보험사의 유사한 상품을 3개 이상 소비자에게 의무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이런 제도에 대해 설계사 98.4%가 '알고 있다'고 답해 영업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고 GA협회는 설명했습니다.

최근 생명보험협회는 국내 생명보험 가구 가입률이 81.0%로 포화상태에 육박하고 있다고 짚었죠. 이런 상황에서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합계 출산율은 0.84명으로 전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어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요.

그만큼 보험설계사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질 거라는 뜻입니다. 비대면 채널을 통한 보험 가입이 늘어나면서 설계사들의 영업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겠죠. 하지만 장기계약의 특성을 지닌 보험상품의 관리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건 여전히 설계사뿐일 겁니다. 코로나19라는 힘든 겨울이 지난 꽃이 더 강인해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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