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에는 미국 소비자물가(CPI) 결과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싸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지난 5월 3일(현지 시각) FOMC 직후만 해도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준 내에서 이번에 최종금리에 가까워졌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말하면서 금리 인상 중단을 암시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는 급변하고 있다. 지난 24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내주 열릴 FOMC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내려가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얻지 않는 한 금리 인상 중단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향후 연준의 행보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 물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오는 13일 미국 고용통계국은 5월 CPI를 발표한다. 블룸버그는 미국 CPI가 전년 대비 4.2% 올랐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헤드라인 CPI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4.2%로 둔화를 전망된다"며 "전월 대비 소폭 상승하겠지만 작년 높았던 기저효과와 공급망 차질 우려 완화, 상품가격 둔화 등을 고려할 때 전년 동월 대비 둔화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에는 한국은행에서 5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발표한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117.92로 반도체 가격 약세에도 불구하고 달러/원 환율이 오르며 수출 물가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수출 물가는 지난 2월부터 3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했으나 상승 폭은 지난 3월(2.2%)보다 크게 줄었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3월(138.87)보다 0.7% 오른 139.81로 집계됐다. 수출 물가와 마찬가지로 3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상승 폭은 전달(0.8%)보다 축소됐다.
한국시간으로 15일 새벽에는 미국 연준이 FOMC 회의 이후 정책금리 방향을 발표한다. 6월 FOMC를 앞두고 최근까지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던 미 부채한도 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다시 미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모아지고 있다.
그간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이번 6월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박성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6월 FOMC에서 금리 동결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다"며 "금리 동결 분위기를 강화시키는 요인으로는 물가 압력 둔화와 신용경색 리스크 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7월에 다시 열리는 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6월 FOMC의 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 기대는 최근 들어 동결 쪽으로 모아지는 분위기이지만 7월 FOMC에서는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며 "이미 연준 통화정책과 관련한 시장 기대는 요동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이코노미스트 또한 "6월 FOMC에서 동결 전망이 75.4%로 우세하지만, 7월 FOMC에서는 금리 인상 전망이 62.9%로 인상 전망이 동결보다 더 높다"며 "시장에서는 6월 FOMC는 동결을 고려해도 7월 FOMC 이후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