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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은행채에…내 대출금리 또 오르나?

  • 2023.11.03(금) 15:29

은행채 순발행 한달새 61% ↑…4분기도 순발행
카드사 조달비용 부담 ↑…카드론 금리 더 오른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원활한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달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하면서 은행채 발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은행채 발행이 늘면서 대출금리는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채 발행 증가는 대출금리의 준거 금리가 되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은행채 발행 증가로 카드사들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초우량채인 은행채 발행 물량이 늘면 여전채 금리는 더 오를 수 있어서다. 이에 조달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카드사들의 대출금리 또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채 순발행액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은행채 한 달 새 7조원 넘게 순발행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달 은행채는 7조5393억원 순발행됐다. 올들어 가장 많은 규모다. 전월 4조6800억원 대비 약 61.10% 증가한 것이다. 순발행은 채권 발행 규모가 상환 규모보다 많은 것으로, 은행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의미다. 

은행채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레고랜드 발 채권시장 경색으로 대부분 순상환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 8월 순발행(3조7794억원)으로 전환한 후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은행채는 올해 4분기(10~12월)에 만기 도래하는 은행채가 46조2902억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4분기에도 순발행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지난 10월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을 폐지, 순발행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두달간 은행채 발행을 중단시켰다. 이후 만기도래 물량 내에서 은행채 발행을 허용하다가 지난 4월부터는 125%로 발행 한도를 늘린 바 있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4분기 은행채는 순발행 기조를 보일 것"이라며 "만기가 돌아오는 예금의 재수신을 위해 늘어난 발행 부담과 전년 은행채 발행 규제로 줄어든 만기액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채 순발행액이 늘어나면 대출금리도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채는 은행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된다.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 통상 채권 가격은 내려가고 금리가 오른다. 발행액이 늘어 가격이 내려가면 채권 금리를 높게 매겨야 물량을 소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순발행 기조로 돌아선 은행채 금리는 올들어 계속해서 상승하는 모양새다. 전날(2일)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 지표가 되는 은행채(무보증·AAA) 5년 만기 금리는 4.627%로 8월초(1일, 4.251%)와 비교하면 0.376%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 또한 지난 8월 초(10일 기준) 4.09~5.87%에서 이날 4.29~6.51%로 상·하단 각각 0.2%포인트, 0.64%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들 '덜덜'…조달 금리 또 오르네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면 영향을 받는 것은 은행권 대출만이 아니다. 은행채가 시중에 풀리며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다시 5%대에 육박하고 있다. 전날 기준 여전채 3년물(AA, 무보증) 금리는 4.852%로 지난 8월 초(1일 기준) 4.364%보다 0.488%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초 2%대 중반대까지 내렸던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레고 사태 등으로 6%를 돌파했다. 이후 시장이 안정되면서 지난해 4월 3%대까지 하락했지만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다시 4%대로 올라섰다. 

이런 조달 비용 증가는 결국 카드사들의 대출금리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 캐피털사 등 여신 전문 금융회사(여전사)는 대부분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고객들에게 대출해 수익을 얻는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발행하는 채권 금리는 AAA로 초우량채다. 초우량 채권인 은행채가 시중 자금을 흡수하면서 여전채의 발행 여력이 악화된다. 카드사들은 여전채 수요가 외면받으면 금리를 더 올려서라도 수요를 끌어와야 한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 금리가 올라가 대출금리도 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8개 전업카드사(신한·KB·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지난 9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45~15.38%로 상단이 15%를 넘어섰다.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6.82~18.26%로 금리 상단이 18%를 돌파했다.

문제는 여전채 금리도 당분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카드론 등 대출상품의 금리에도 2~3개월의 기간을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이 폐지되면서 여전채보다 상대적으로 우량채권인 은행채로 인기가 몰리면서 자금이 은행 쪽으로 쏠렸다"며 "상황이 이렇게 되면 여전사들은 여전채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데, 자금조달 비용 코스트가 증가하면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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