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대출 취급 기관들의 주택담보대출 시장 경쟁이 내년에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부터는 주택담보대출의 가장 높은 문턱인 금리가 점차 하락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더해 이달부터 금융 플랫폼 회사들의 주택담보대출 대환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 대규모 자금 이동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경쟁도 더욱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주담대 인기 '쭉' 이어지나
7일 금융당국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리 통계를 내놓은 5대 시중은행의 11월 주택담보대출 취급 잔액이 5조원 가량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11월 전체 국내 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은 6조원에 근접할 것이란 관측이다.
주택담보대출 취급액이 증가한 요인으로는 대출 금리가 꼽힌다.
연초에는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영향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도 상승해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적었다. 반면 여름 들어서는 저금리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데다가 대출취급기관들 역시 금융당국이 주문한 '상생금융'에 응답하기 위해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인기는 못해도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핵심 근거로는 금리가 꼽힌다.
최근만 보더라도 주택담보대출의 준거 금리인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추세여서 굳이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이 공급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이날 일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3%후반까지 내려왔다.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을 받고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했을 경우(3.45~3.75%)와 차이가 크지 않다.
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도 점점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위해 올해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견인한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을 줄인다 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이어질 것이란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국토교통부가 최근 특례보금자리론의 내년 공급 규모를 올해 약 40조원의 절반 가량인 20조원으로 줄인다고 발표했지만 민간이 자체적으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도 내려가는 만큼 주택담보대출의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진짜 '한판 승부' 예고되는 이유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수요가 유지될 뿐만 아니라 대환대출 시장의 문이 열린다는 점도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근거 중 하나다.
금융 플랫폼 업계는 오는 20일부로 주택담보대출 대환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금융회사의 주택담보대출의 조건을 살펴보고 쉽게 대환이 가능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출시된 신용대출 대환 서비스만 하더라도 출시 된 지 5달간 약 2조원의 자금이동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통상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대환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가장 금리가 높았던 2021년과 2022년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차주들의 계약 기간이 3년을 넘어서는 2025년부터 대환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여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경쟁은 크게 두 갈래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상품 공급자 간 경쟁과 상품 중개자 간 경쟁이다.
상품 공급자인 은행 등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은 빼앗기기 아쉬운 대상이다. 만기가 상대적으로 긴 데다가 담보까지 확실해 부실화 가능성이 적어서다.
따라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회사 간 금리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간 금리차이가 크지는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우대금리 항목 다양화 등을 통해 금리를 내려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상품 중개자들 간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통상 상품 중개자인 플랫폼 기업은 대환 대출이 발생하면 대출 금액의 약 2%가량을 금융회사로부터 수수료로 받는다. 건당 대출 금액이 큰 주택담보대출은 기존에 대환을 진행하던 신용대출에 비해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사실 금융 플랫폼 기업 대부분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은 분야의 시장이 열리는 셈"이라며 "이미 사업 개시를 예고한 기업들 사이에서는 포인트 제공, 추가 우대금리 제공 등 출혈 경쟁을 펼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