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12회에 걸쳐 리볼빙 수수료를 부담했다. 하지만 연말에 카드사 앱으로 이용대금명세서를 보고 나서야 뒤늦게 리볼빙을 신청한 적이 없다는 것을 인지했다. 신청한 적이 없음에도 수수료를 부담한 것이다.
#B씨는 앱으로 신용카드를 신규 가입하면서 리볼빙을 필수가입사항으로 생각해 약 8개월간 리볼빙을 불필요하게 사용했다. 상환능력이 충분함에도 리볼빙을 신청한 것이다.
최근 카드값을 갚지 못해 다음 달로 이월하는 카드 리볼빙(일부 결제이월약정) 잔액이 7조5000억원대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필수 가입사항이 아닌데도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금융감독원이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의 광고애 대해 소비자 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카드 리볼빙 사용 시 신용등급 하락과 고금리로 상환해야 할 채무 금액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감원은 리볼빙이 신용카드 필수 가입 사항인 것으로 오인해 가입하거나, 본인이 리볼빙에 가입된지도 모르고 장기간 이용했다고 주장하는 민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소비자 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대금 일부만 결제하면 나머지는 다음 달로 이월되는 결제 방식이다. 이월된 잔여 결제금에는 이자가 부과된다. 한 번에 결제해야 하는 부담은 적어지지만 반대로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11월 말 기준으로 리볼빙 이용 수수료율(이자율) 평균은 16.7%에 달한다.
아울러 리볼빙 이용 시 이월된 잔여 결제금뿐 아니라 다달이 추가되는 카드값의 일부도 계속 리볼빙으로 이월(신규대출)된다. 따라서 향후 상환해야 할 원금 및 리볼빙 이자율 부담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약정결제비율 30%, 카드 사용액이 매달 300만원인 경우, 이월되는 채무잔액은 첫째 달 210만원에서 둘째 달은 357만원으로 셋째 달은 460만원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최근들어 신용카드 리볼빙 잔액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말 6조1000억원 수준이던 리볼빙 잔액은 올해 10월 말 7조5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고금리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리볼빙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차주들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리볼빙은 고금리 대출성 계약이기 때문에 그 편의성에만 집중해 위험성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이용할 경우 과다부채 및 상환 불능 위험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리볼빙은 신용카드 필수 가입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새 리볼빙에 가입된 건 아닌지 수시로 확인하고 불필요한 이자 부담 등을 최소화할 필요도 있다고 당부했다. 특히 '리볼빙'이란 단어가 없더라도 '최소 결제', ‘미납 걱정 없이 결제’ 등의 단어 표현에 대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광고로 인해 소비자가 리볼빙을 '일시불 분할납부 서비스' 등 다른 서비스와 오인할 수 있고, 리볼빙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해 리볼빙에 쉽게 가입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볼빙 장기 이용은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리볼빙을 지속 이용해 결제 원금이 증가한 상황에서, 이용자의 낮은 신용등급 등을 이유로 리볼빙 연장이 되지 않을 경우, 그간의 원금 및 수수료 총액을 일시에 상환해야 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은 최근 카드사 리볼빙 광고 실태 점검 결과 발견된 문제점 등을 여신협회 및 업계와 공유하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