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바젤Ⅲ가 도입되면서 지난 1분기 토스뱅크의 BIS자본비율이 전분기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해 연간 흑자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자본비율에 대한 부담이 덜해진 만큼 올해는 성장에 더욱 고삐를 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토스뱅크의 BIS자본비율은 14.87%로 전분기대비 2.08%포인트 올랐다. 국내은행 BIS자본비율 평균과의 차이도 지난해에는 최대 5%포인트 가까이 벌어졌지만 올해 1분기에는 1%포인트 이내로 좁혀졌다.
보통주자본비율 또한 13.69%로 인터넷은행 중 케이뱅크(12.44%)보다 높았고, ELS 여파로 비율이 하락한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바젤Ⅲ 규제에 적용되는 자본 규제 기준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바젤Ⅰ 기준에서는 총자본비율 8%만 적용됐지만, 바젤Ⅲ 적용을 받게 되면 총자본비율이 10.5%를 넘어서야 하고, 기본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8.5%, 7%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바젤Ⅲ 적용에 흑자전환·전월세대출 출시 등 '긍정적'
이처럼 자본비율이 크게 오른 것은 토스뱅크가 올해부터 바젤Ⅲ 적용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지난 2021년 10월 출범한 이후 2년이 되는 지난해까지 바젤Ⅰ 기준을 적용받았지만, 올해부터는 바젤Ⅲ을 적용받는다.
바젤Ⅲ 적용을 받게 되면 개인신용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기존 100%에서 75%로 줄어든다. 토스뱅크의 전월세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신용대출의 위험가중치가 모두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자본비율이 오르는 효과로 이어진다. BIS자본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 계산하는데, 같은 자산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줄어들면 위험가중자산도 줄어든다.
이와 함께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이뤄진 점도 자본비율이 상승한 이유 중 하나다. 토스뱅크 주주사들의 공시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1분기 148억원의 순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175억원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흑자를 내면서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그간 적자로 자본금을 깎아먹던 때보다는 자본력에 한층 여유를 갖게 된 셈이다.
아울러 지난해 9월 전월세대출을 출시한 점도 자본비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전월세대출은 기존에 토스뱅크가 중점적으로 취급했던 개인신용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낮아 자본비율 하락 압력이 덜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토스뱅크 전월세대출 잔액은 4060억원이다.
자본비율 '꼴찌' 탈출…유증 부담 덜었다
이처럼 토스뱅크의 자본비율이 지방금융지주보다 높은 수준까지 올라서면서 자본 확충에 대한 부담도 한층 덜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의 자본비율은 지난해까지 은행권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총 8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해 총 납입 자본금을 1조9350억원까지 늘렸다.
가장 마지막 유상증자였던 지난해 10월 유상증자에서는 285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해 BIS자본비율을 약 13%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처럼 수차례 유상증자에 나섰던 건 대출자산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자본여력 또한 커져야 하고 그 결과 순익 확대로 이어지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지난해 말 토스뱅크의 예대율은 60%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12%포인트 가량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율 98.1%보다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예대율이 100%보다 낮은 것은 수신 잔액이 여신 잔액 대비 많다는 뜻으로, 그만큼 이자 비용으로 나가는 금액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스뱅크는 과거 대비 자본비율에 여유가 생긴 만큼 예대율을 높이기 위한 대출 확대에도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바젤Ⅲ 도입으로 개인신용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줄어든 만큼 향후 중저신용대출도 보다 적극적으로 취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분기 말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36.3%로 인터넷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바젤Ⅲ 도입 이후에도 자본 규제 수준을 넘어서는 자본비율을 갖추게 된 만큼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갖춰졌다"라며 "성장을 하면서 대출이 늘어나면 증자가 필요한 시기가 오겠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