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보험만을 팔 수 있는 회사가 있다는 걸 아셨나요? '마이브라운(가칭)'이라는 보험사가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로서 보험업 영위 예비허가를 받았습니다. 소액단기전문보험업 제도가 도입되고 3년 만에 처음으로 등장한 사례라 관심을 모았습니다.
소액단기전문보험업 제도는 실생활 밀착형 미니보험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입니다. 기존 보험업 허가 요건을 대폭 완화한 대신 취급할 수 있는 보험에 한계를 뒀습니다.
예를 들어 자본금을 기준으로 종합보험사는 300억원이 필요하지만 소액단기전문보험사는 20억원 이상 있으면 됩니다. 취급 종목은 생명, 손해, 제3보험 등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보험기간은 1년, 보험금 상한액 5000만원, 연간 총보험료 상한액 500억원으로 '미니보험'만을 취급할 수 있습니다.
마이브라운은 동물보험(펫보험)에 집중할 예정인데요. 소비자 실생활에 밀접한 고객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반려가구의 양육·치료비 부담 완화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앞으로 6개월 내 본허가를 신청할 전망인데, 본허가까지 통과하면 첫 미니보험 전문보험사가 탄생합니다.
보험업법에 따라 보험사는 크게 3종류로 나뉩니다. 종합보험사와 디지털보험사, 그리고 소액단기전문보험사입니다. 종합보험사는 우리가 흔히 아는 삼성·한화·교보생명, 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 등을 뜻합니다.
디지털보험사의 법적 명칭은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인데 총보험계약건수 및 수입보험료의 90%를 전화·우편·인터넷으로 모집하는 보험사를 뜻합니다. 소액단기전문보험사와 달리 보험기간에 제한이 없습니다.
통신판매전문보험사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 등 3곳입니다. 다만 법적으론 종합보험사지만 디지털로만 영업하는 하나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도 디지털보험사로 분류합니다.
소액단기전문보험사로는 이번에 예비허가를 받은 마이브라운 외에도 펫보험에 특화한 '파우치'가 예비허가를 준비 중인데요. 이들의 도전이 보험업계의 판도를 바꿀 '메기'가 될지 궁금해집니다.
기존 보험사들과는 얼마나 다른 상품을 출시할지가 관건입니다. 디지털보험사 중에서도 획기적인 상품을 내놓은 곳들은 큰 인기를 끌었죠. 캐롯손보의 '퍼마일 자동차보험'이나 카카오페이손보의 '환급형 해외여행보험'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종합보험사에서도 속속 미니보험을 출시하는 상황이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수익성이 꼭 뒷받침되는 것은 아닙니다. 디지털보험사들은 계속해서 적자에 시달리고 있거든요. 올해 상반기 디지털보험사 5곳은 총 995억원의 순손실을 봤는데, 작년의 -630억원보다도 적자 폭이 커졌습니다. 미니보험 자체의 수익이 크지 않은 데다 대면 영업이 불가능하니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니보험 전문사들이 영업을 시작하게 되면 펫보험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업계의 기존 틀을 깨고 반려가구의 마음을 사로잡을 상품이 나오게 될까요? 550만 반려가구가 내년을 기다리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