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25년 대출 전략은]대출금리, 얼마나 떨어질까

  • 2024.12.27(금) 11:02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 인하폭 제한
대출 총량 관리에 금리 경쟁 가능성 낮아

은행권 대출 문턱이 다소 낮아지면서 대출이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금융 소비자들은 대출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침체된 내수를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하했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인 까닭이다.

최근 2~3년간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차주들의 금융부담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대출금리가 조금이라도 낮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시중은행들은 이자이익에 대한 거센 비판을 받고 있지만 대출금리를 낮추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내년에도 가계대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이전처럼 고객을 빼앗고 빼앗기지 않기 위한 금리 경쟁은 펼쳐지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설명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 오른 이유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혼합형은 3.35~5.29%, 변동형은 3.08~6.14% 선에 형성돼있다. 약 2주 전과 비교해 금리가 0.1%포인트 이상 오른 상태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지난 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하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3%로 운영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속도는 더디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실수요자 중심 대출 공급정책을 유지하는 동시에 대출금리 인하에도 소극적인 까닭이다. 은행이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금리에 시장금리 인하 영향폭을 줄이면서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 정치 리스크를 포함한 대내외 변수 영향으로 시장금리는 최근 상승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했던 지난 달 28일(3%)보다 오른 3.124%(12월24일 기준)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인하했지만 내년 통화정책을 보수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매파적 기조를 밝힌 게 채권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시장에선 미 연준이 내년 정책금리를 4회 이상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후 2회 인하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은행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다른 방향으로 향한 이유다.

금융당국은 차주들이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11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금융사들의 금리는 기본적으로 시증금리 흐름을 충실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사들이 가산금리 등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점검하고 소비자에게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금융당국도 필요하면 이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에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은행들의 경우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수신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추고, 이로 인해 조달비용 부담이 줄면 대출금리도 인하한다. 향후 대출금리가 현 수준보다는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경쟁 펼쳐질까

이처럼 대출금리 인하 환경은 조성됐지만 차주를 포함한 금융 소비자들이 기대할 수준까지 낮아질지는 미지수다. 이전처럼 은행들이 금리 경쟁을 통해 고객 모시기에 나설 상황이 아닌 까닭이다.

올 초만해도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주택담보대출도 갈아타기가 가능해지자 인터넷전문은행을 시작으로 금리 경쟁이 펼쳐졌다. 반면 내년에는 금융당국이 올 하반기와 같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은행들이 금리 경쟁을 통한 가계대출 늘리기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초 세운 가계대출 관리 목표 아래 대출 공급량을 관리해야 하고, 특정 시기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대출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하기 어렵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다른 은행보다 먼저 대출금리를 낮추면 특정 은행으로 소비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먼저 낮추면 유입효과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가계대출 숫자를 관리하려면 가격 경쟁(금리 경쟁)보다는 실수요자 위주로 강화됐던 대출 규제를 풀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해 금리 인하는 맨 마지막 조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대출 자산이 늘지 않으면 금리 경쟁이 펼쳐질 수도 있겠지만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보면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올초와 같은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기는 힘들고 선뜻 금리인하에 나서는 은행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