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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리는데…'고정금리' 주담대 더 싼 이유

  • 2025.04.10(목) 08:00

금융당국 '순수 고정형 판매 확대' 주문에
혼합형 없애고 변동형엔 가산금리 더 높게
7월 스트레스DSR3단계도 고정금리 유리

"앞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고정금리가 더 저렴할 거예요. 7월 이후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도입돼서 금리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고요."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담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은 A씨는 은행원으로부터 이같은 답변을 들었다. 은행에서 추천한 고정금리 상품 대신 변동금리 상품에 가입하고 싶다는 질문에 따른 것이다. 통상적으론 기준금리 인하 및 시중금리 하락기엔 이에 연동한 변동금리 대출이 고정금리보다 싸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작년부터 고정금리 판매 비중을 높이기 위한 행정지도를 시작하면서 각 은행은 고정금리 취급 비중을 늘리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를 인위적으로 높이는 식으로 고정금리 대출을 더 저렴하게 내놓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혼합금리 없애고 고정금리 더 싸게

케이·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NH농협은행은 작년 혼합형(5년 고정 후 변동) 주담대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부터 혼합금리 상품을 없앴다. 순수 고정형 상품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은행권은 단순 권유뿐만 아니라 금리차를 이용해 소비자들이 고정금리를 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22%로 집계됐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이보다 0.03%포인트 높은 4.25%다.

작년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로 변동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5개월 연속 하락하자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차이가 미미해졌다. 이에 은행권은 변동형 상품의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둘의 차이를 벌리고 있다.

일례로 케이뱅크는 지난달 23일 아파트담보대출 5년 고정형 상품의 관리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최저 가산금리를 0.03%포인트 올렸다. 문제는 코픽스 하락과 맞물려 고정형 최저금리(3.81%)가 변동형(3.79%)보다 비싸졌다는 것이다. 이에 4일 만인 27일 변동형 최저금리를 0.43%포인트 올리면서 고정형과 변동형의 금리를 다시 역전시켰다.

은행권 관계자는 "추후 금리상승 리스크와 관리 비용 등을 고려하면 통상 고정금리가 더 높다"면서도 "최근 고금리가 지속되고, 당국의 고정금리 행정지도도 있어 변동금리가 더 비싼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 DSR 3단계, 고정금리가 유리

연내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된다 하더라도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작되면 여전히 고정금리가 유리할 전망이다. 스트레스 DSR은 금리가 상승했을 때 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질 것을 고려해 변동형 상품에 추가 금리를 더하는 제도다.

현재는 2단계 시행 중이라 기본 스트레스 금리의 50%만 적용되지만, 3단계가 시행되는 7월부턴 100%(1.5%포인트) 적용된다. 3단계 기준 가산되는 금리는 △변동형 1.5%포인트 △혼합형 0.9%포인트 △주기형(5년 주기) 0.45%포인트다.

한 시중은행 개인 여신 담당자는 "대출 상담으로 창구를 찾는 고객들에게 기본적으로 고정금리 상품을 권하고 있다"며 "현재 금리만 놓고 봐도 고정금리 상품이 저렴하고,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된다고 해도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예정된 이상 역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이같은 노력으로 순수 고정금리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중 순수 고정금리 비중은 61.8%로 전월(56.1%)보다 5.7%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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