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국내 경제 수장들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번 동결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고금리 상황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설 연휴 기간 중국의 저가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가 출현하며 미국 등 자본시장이 요동친 점도 우려를 더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오전 9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작년 8월 이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4.25~4.5%다. 국제금융시장은 이같은 결과를 예상된 수준으로 받아들이면서, 주가와 금리 등 주요 지표가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최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연휴 기간 주요국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며 "연휴 이후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미국 신정부의 통화·대외정책 등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인 만큼, 각 기관이 높은 경계감을 갖고 관계기관 합동 금융·외환시장 24시간 점검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미국 신정부의 정책 동향과 시장에 대한 영향을 지속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2월 중 국제금융협력대사 주관 한국투자설명회(IR)를 개최하여 우리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을 국제사회에 적극 설명하고, 향후 글로벌 신용평가사 연례협의 등에 범부처가 함께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이복현 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원장은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를 암시하며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함에 따라 현재의 고금리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며 "4월1일 무역관행 검토보고서 발표를 전후해 트럼프 관세정책 우려가 부각될 수 있는 등 상반기 동안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트럼프 정책 변화에 민감한 산업·기업군 영향분석 강화 △딥시크(DeepSeek) 출현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성 점검 △기업 자금조달 실태 종합점검 및 지원 △2024년도 결산 시 금융사에 충당금 적립 유도 등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