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한미 금리 격차와 고환율,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하면 한은 셈법이 더 복잡해지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는 4일 한은이 지난달 열렸던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한다. 신성환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가운데, 오는 25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힌트가 나올지 주목된다.
다음주 줄줄이 나오는 미국 고용지표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고용시장이 악화하고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하락하면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시사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통위 의사록이 4일 오후 4시 한은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누가 말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기준금리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금리인하 '힌트' 나오나
지난달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3%로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6인의 금통위원 중 5인이 동결 의견을 제시했고, 신 위원이 0.25%포인트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하지만 3개월 이후 금리전망(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6명 전원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관련기사 : "환율 때문에" 한은 기준금리 동결 '숨고르기'…다음 달 내릴 듯(1월16일)
시장 안팎에선 오는 25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지난달 말 연준이 금리동결(연 4.25∼4.50%)에 나서면서 한은의 고민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인하에 나서야 하지만 안 그래도 높은 환율과 금융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
미국 기준금리와 우리나라 기준금리(3.00%) 차이는 상단 기준 1.50%포인트가 유지됐다. 2022년 7월 미국 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진 이후 2년 반 동안 금리역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고용시장 '주목'
파월 의장이 금리동결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강하게 유지되고 인플레이션이 안정되지 않으면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보다 오래 유지할 것이고, 고용시장이 갑작스럽게 악화되거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면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미국 고용지표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관련기사 : 설 연휴 금리동결한 미국, "인하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1월31일)
오는 7일 미국 노동부의 1월 고용보고서에 담길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 실업률, 시간당 평균임금 수치가 핵심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련 지표들이) 전월 큰 폭 상승에 따른 자연스런 반락 및 동 기간 자연재해 영향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우리나라 12월 경상수지(6일)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93억달러 흑자러 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835억4000만달러다. 지난해 12월도 상당폭 흑자가 예상돼 연간 흑자 전망치 900억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